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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천사 하늘로

Posted September. 21, 200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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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서 보여 주신 삶처럼 이웃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19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서울위생병원 장례식장.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성북구 월곡동의 천사 아주머니 전영숙(50여사진) 씨를 기리는 영결식이 가족 친지 및 월곡동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전 씨는 2001년 남편인 삼육의명대 건축설계과 홍순명(52) 교수가 사회봉사단 학생들과 시작한 집수리 봉사활동에 따라나서면서 월곡동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엔 봉사단원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도배 및 장판수리를 맡았던 그는 2003년 월곡청소년센터 한쪽에 월곡봉사센터를 차리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섰다.

전 씨는 매주 금요일 100여 명의 주민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고 삼육의명대 의대 교수 10여 명과 이 대학 미용실의 협조를 받아 한 달에 한 번씩 의료봉사, 미용봉사에 앞장섰다.

그에게 병마가 찾아온 것은 달동네 주민들과 흥겨운 크리스마스 밤을 보내던 지난해 12월. 혈뇨가 나와 병원을 찾은 그는 급성신장암 진단을 받고 올 1월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17일 숨을 거뒀다.

전 씨는 수술을 받고 사경을 헤매다 6일 만에 깨어났을 때 빨리 일어나서 다시 봉사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교수는 아내가 지난해부터 평소보다 피곤해도 봉사활동 때문에 피곤한 것은 오히려 기쁨이라며 봉사 활동에만 매진했다며 아내가 마련해 놓고 떠난 월곡봉사센터를 아내가 살아있을 때처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