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두 동강 난 경기대

Posted September. 02, 2005 07:16,   

ENGLISH

지난해 12월 임시 이사진이 파견된 경기대에서 노동조합이 재단법인의 교비 전용을 공개해 이사장 등 이사와 감사 5명이 사퇴하는가 하면 교수들이 총장선임무효청구 소송을 내는 등 내분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총학생회와 민주동문회는 재단을 옹호하고 나서면서 경기대 사태가 학내 분규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사진 퇴진=1일 경기대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17일 재단이 대학에서 파견된 재단 사무국장의 급여 4500여만 원을 재단 회계가 아닌 교비에서 지급했고, 교육인적자원부 승인 없이 2억 원을 차입해 직원 급여와 차량보조비 등으로 9900여만 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단 이사 7명 중 이창복(열린우리당 강원 원주지구당위원장) 이사장은 다음 날 바로 교육부에 사퇴서를 제출했고, 이상철(전 정보통신부 장관) 박병섭(상지대 총장) 안병욱(가톨릭대 교수) 이사와 이기욱(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 감사도 지난달 26일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 이사장은 인사 문제 등 이사회의 의결 사항을 집행할 수 없는 구조에서는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재단 구성원이 바뀌는 바람에 관계규정을 잘 몰라 일어난 행정상의 실수라며 차입금은 조기에 상환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이라며 기존에 재단 차입금이 있을 경우 추가 차입은 교육부 허가사항이기 때문에 이 이사장에게 서면으로 경고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총학생회와 민주동문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집회를 갖고 노조가 일부 비리 직원을 지키기 위해 전 직원의 생존권을 들먹이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며 사소한 행정상의 잘못을 들어 개혁적인 성향의 이사회 퇴진을 요구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태일 총장이 사태를 방관하는 등 개혁 의지가 없어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구성원이 결단할 것이라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했다.

총장선임무효 소송=이 학교 건축학부 조병수(), 국제학부 류재갑() 교수는 이사장을 상대로 지난달 24일 서울행정법원에 총장선임무효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교수는 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후보자의 자격을 학교 외 인사로 제한한 것은 교내 교수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또 사립학교법상 임원 구성 요건이 7인 이상인데도 이사 6명 뿐인 이사회가 총장 선임을 의결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인철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