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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무부 6자회담 2주연기 수용

Posted August. 31, 200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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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9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9월 셋째 주 6자회담 속개 방안을 수용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발표에 대해 그렇게 할 용의가 있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속개될 4차 회담의 정확한 날짜는 중국과 북한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회담을 당초 일정보다 2주 연기한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포커스렌즈훈련 및 백악관의 대북인권특사 임명을 내세운 데 대해 연례행사인 이번 훈련은 북한을 위협하지 않으며 인권특사 임명은 미 의회의 뜻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북한이 6자회담 불참을 밝힌 지 하루 만에 9월 셋째 주 회담 속개를 발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제3차 6자회담에서 그해 9월 말 전에 4차 회담을 열기로 했다가 이를 거부해 13개월간 회담을 공전시켰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번에 6자회담 복귀 시기를 이처럼 신속히 밝힌 것은 6자회담이라는 협상의 틀 자체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북한으로선 회담 공전 기간이 길어질 경우 비등해질 미국의 강경론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온건파가 회담을 주도할 때 협상에 응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힐 차관보 등이 미국 내에서 강경파를 힘겹게 설득하면서 6자회담에 임해온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

중국의 설득과 무언의 압력도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6자회담 속개 시기를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직후 북한이 이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대 원조국인 중국이 돌아서는 상황을 내심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6자회담의 최대 쟁점인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과 핵 폐기 범위에 관한 북-미의 이견이 해소돼 북한이 회담에 응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회담이 속개되더라도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당장 마련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윤종구 김승련 jkmas@donga.com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