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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그까짓 것 대충

Posted August. 24, 20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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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7월 말 현재 펀드 계좌 수는 709만 개로 700만 개 시대가 개막됐다.

펀드 계좌 수는 올해 들어 매달 25만 개씩 늘어나고 있다. 현재 2가구 가운데 한 가구가 펀드 계좌를 갖고 있다.

간접투자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적립식 펀드 수탁액은 6월 말 8조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은행 창구 직원에 대한 교육 부족으로 정작 펀드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은 주먹구구나 엉터리 같은 상담을 받고 있다.

은행은 고객에게 펀드 가입 금액의 약 1%, 많게는 2%를 판매 수수료로 받는다. 고객이 맡긴 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보다 갑절이나 많은 수수료를 챙기는 셈.

본보 취재팀이 17, 18일 서울지역 시중은행 영업점 5곳을 찾아 상담한 결과 안내 수준은 모든 은행이 비슷했다.

서울 중구의 한 은행 직원은 매월 300만 원 정도를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고 싶다는 질문에 우리 은행이 파는 6개 상품 중 아무거나 3개를 골라 100만 원씩 분산투자하라고 성의 없이 답했다. 펀드 성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다른 은행 직원은 펀드 안내문에 나와 있는 개별 성장주 비중 50%, 배당주 비중 50%라는 문구에 대한 설명조차 하지 못했다. 이는 펀드가 성장성이 높은 종목과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에 각각 50% 투자한다는 뜻.

또 다른 은행 직원은 주가연계증권(ELS)의 의미를 묻자 좋은 주식에 집중 투자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라고 황당한 대답을 했다.

ELS는 투자금의 90%가량을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복잡한 금융공학에 의해 만들어진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구조를 알기 어려워 창구 직원이 자세하게 설명해야 하는 상품.

이런 엉터리 상담의 피해는 결국 고객의 몫이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시중은행이 판매했다가 최근 만기가 된 ELS 가운데 대다수가 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3.8% 안팎)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내고 청산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은행 창구 직원의 펀드에 대한 무지()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은행이 직원 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엉터리 상담에 따른 고객의 피해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완배 김선우 roryrery@donga.com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