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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소비 해외탈출 언제까지

Posted August. 05, 2005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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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지역에서 부동산컨설팅을 하는 박모(42) 씨는 올 2월 건강검진을 받다가 명치 부분에서 종양이 발견됐다.

곧장 A종합병원을 찾아 컴퓨터단층촬영(CT)을 받았다. 그러나 담당의사는 암()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힘드니 6개월 뒤 다시 검사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수소문 끝에 해외 의료서비스 알선업체를 찾은 그는 한 달 뒤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MD앤더슨 암 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미국인 의사는 수술 내용을 친절히 설명해 줬다.

종양은 암세포 덩어리가 아닌 단순 혹으로 밝혀졌으며 종양 제거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사흘간 이 병원에서 입원해 수술한 뒤 지불한 치료비는 약 4000만 원.

박 씨는 치료 과정에서 느꼈던 신뢰감과 높은 진료기술을 감안하면 결코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족해했다.

한국에서 의료 교육 관광 등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해외에서 대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고소득층은 물론 중산층 사이에서도 이런 경향이 확산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16월) 한국의 서비스 수지가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61억3000만 달러(약 6조1300억 원)에 이른 것도 상당부분 해외유학과 연수, 여행, 의료서비스 이용 급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펴낸 의료 및 교육서비스업의 글로벌 산업화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유학 및 연수 지급액 2조8000억 원을 한국에서 지출했다면 9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고소득층의 소비가 해외로 몰리면서 국내 소비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면서 반()부자 정서를 극복하고 가진 사람이 돈을 쓸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분위기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