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조종사 파업 나흘째

19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이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전자제품 수출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날 국제선 운항은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화물기 운항은 전면 중단한다고 밝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적 피해와 대외 신인도 하락까지 우려된다.

그러나 노사 양측은 이날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지 않았다.

노사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는 가운데 휴가여행을 나서려던 승객들은 대체 항공편 마련에 발을 동동 굴렀다.

피해 상황=아시아나항공 윤병인() 안전담당 부사장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하루 110117편 운항하는 국제선은 불가피하게 스케줄이 변경되는 경우를 빼고는 일주일간 전편을 운항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물기 운항은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수출제품을 외국에 보내는 국제화물선은 전편이 취소됐다. 액정표시장치(LCD)와 휴대전화, 반도체 230t을 싣고 미국과 홍콩으로 가려던 국제 화물기 3편 운항이 모두 취소됐다.

아시아나항공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일주일에 160억 원, 한 달에 700억 원가량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수출업체 등 화주들이 볼 손실은 하루 1700억 원으로 예상했다.

또 이날 국내선 163편 중 김포제주 79편, 김포부산 1편, 인천부산 3편, 김포울산 2편 등 85편만 운항해 광주, 울산 등 지방의 하늘길이 막혔다.

특히 인천발 시드니행 OZ601편이 국제선 중 처음으로 결항됐다. 이 비행기 탑승을 예약한 120여 명의 승객은 일본 도쿄를 경유하는 대체 항공편으로 출국하는 불편을 겪었다.

한편 아시아나 측은 20일 국내노선 169편 중 80편은 결항되지만 제주노선은 전편 운항하고 김포부산 1편과 인천부산 2편, 인천제주 1편이 운항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는 19일 운항된 국내선 85편보다 4편 늘어난 것.

승객 불만=이날 항공사에는 예약 상황을 확인하려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특히 국제선 항공편이 처음으로 결항되는 등 항공대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인천국제공항에는 이러다 돌아오는 항공편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초조해하는 출국 승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날 태국으로 출국해 일요일 아시아나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인 이영태(38) 씨는 혹시 파업이 장기화돼서 비행기를 못 타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결항 사실을 휴대전화로 통보받지 못한 승객들의 불만도 높았다.

이날 저녁 호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칠레 교민 윤모(42) 씨는 결항이 걱정돼 17일 항공사에 전화했더니 별 지장이 없다고 했다가 18일에는 다시 결항됐다고 말을 바꿨다며 한국에서 사용하는 휴대전화가 없어 따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주행을 제외한 국내선 항공편이 올스톱된 김포공항에도 탑승객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국내외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들도 파업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저마다 비상 업무체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