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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비 회복? 반짝?

Posted July. 05, 2005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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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설비투자가 부진한 탓에 경제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 비해 민간소비는 약간이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가 가계소비를 억지로 자극하는 것보다는 기업이 투자에 나서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1분기에 비해 2.7%, 민간소비는 1.4%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6.6%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두 지표 간 차이가 1.3%포인트까지 줄어든 것. 가계소비가 조금씩 늘어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뜻이다.

KDI 조성훈() 거시금융경제연구부 부연구위원은 불황기에는 가계 부문보다는 기업 부문이 더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가계소비 살아나나

민간 소비가 살아나는 움직임은 제품 수명이 1년 이상인 내구용 소비재의 국내 출하 물량이 늘었다는 점에서 감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내수용 내구소비재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5% 늘어 2년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벽걸이용 평면TV, 가정용 에어컨, 중형 자동차, MP3플레이어의 출하량이 많이 늘었다.

벽걸이용 평면TV는 5월 한 달간 2만7305대가 시장에 출하돼 지난해 5월(6783대)에 비해 4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정용 에어컨 출하량은 11만3592대에서 31만1580대로, 중형 자동차는 1만4300대에서 2만8372대로 늘었다. MP3플레이어 출하량은 41.1%, 디지털카메라도 0.9% 늘었다.

백화점 손님도 많아졌다.

신세계백화점이 올 상반기(16월) 자사 카드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 백화점을 한번이라도 이용한 고객은 55만여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53만여 명보다 4% 정도 늘었다. 고객들의 평균 방문 횟수는 5.6회, 구매금액은 82만 원어치였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상무는 출하량이 모두 소비로 연결됐는지 확인해봐야 하지만 가계소비가 바닥을 찍고 서서히 회복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 투자심리는 여전히 꽁꽁

기업 투자와 직접 관련 있는 유가와 환율은 하반기에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이며 기업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제조업체 30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기업이 바라본 경기정책 평가와 성장 전망에 따르면 경기 저점을 내년 1분기 이후로 전망한 기업이 44.0%로 가장 많았다.

경기 회복이 이뤄질 시기로 내년 하반기(37.0%)나 내년 상반기(32.0%)라는 답이 대다수였고 2007년 이후라고 답한 기업도 22.0%나 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올 하반기에는 고유가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4%대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하반기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060달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달러당 원화환율에 대해서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다시 97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광고주협회 김이환() 상근부회장은 현재 각종 지표를 보면 기업 부문의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기회복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