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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씨 도피배후 갈수록 의문

Posted June. 18, 200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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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0월 21일 김우중(사진) 전 대우그룹 회장이 긴급히 일본 도쿄()로 도피성 출국을 한 데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17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도 채권단과 대우 임원진의 권유로 출국하게 됐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출국 배경은 대우그룹이 해체되는 과정과 연결돼 있다며 출국 배경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3년 1월 미 경제전문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워크아웃 이전에 잠깐 동안 해외에 나가 있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14일 귀국 후 첫 조사에서 1999년 10월 당시 채권단과 임직원이 해외도피를 권유했다고 했다.

채권단이 악성 채무자인 김 전 회장에게 나가 있으라고 권유했다면 김 전 회장의 도피 과정에 정부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 자체가 정부의 의중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출국 직전까지 대우자동차의 경영을 맡을 것으로 믿고 있었기 때문에 채권단을 통해 전달된 정부의 메시지에 응했다고 볼 수도 있다.

김 전 회장의 포천지와 한 인터뷰도 김 전 대통령에게 직접 출국하라는 말을 들었다는 뜻이 아니라 채권단을 통해 그런 메시지가 전달됐다는 의미라는 게 전직 대우 임원들의 설명.

대우그룹이 유동성 확보 방안을 발표하고 공식적으로 해체의 길로 들어선 것은 1999년 7월 19일. 당시 대통령경제수석은 이기호() 씨, 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까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헌재() 씨였다. 재경부 장관은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이다.

당시 채권단은 대우의 주채권은행이었던 제일은행을 비롯한 70개 사. 이들 기관은 재경부나 금감위, 청와대 등으로부터 사실상 지휘감독을 받았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