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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수생 5인 사장님 됐어요

Posted May. 18, 2005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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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매일 야근을 했습니다. 오전 7시부터 밤 12시, 어떨 때는 오전 2시까지 일했죠. 그렇게 돈을 벌어 고국으로 돌아갔더니 어머니가 펑펑 우시더군요.

대구의 자동차부품업체 중앙산업에서 1996년부터 2년여간 산업연수생으로 일한 태국인 소파 댕응암(46) 씨.

한국에서 월 60만80만 원을 받은 그는 저축한 1000만 원으로 고향에 돌아가 정미소를 차리고 돼지 사육을 시작했다. 이젠 한달에 540만570만 원을 버는 어엿한 사장님이다.

그는 중소기업주간(1621일)을 맞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특별 초청한 연수생 출신 외국 성공 인사 5명 가운데 1명. 과거에는 연수생이었으나 이제 사장님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들은 17일 그동안의 고생과 성공 스토리를 들려줬다.

중국의 류뎬타이() 씨는 한국에서 배운 가족 경영을 실천해 고국에서 성공한 케이스. 그는 2000년부터 3년간 충남 연기군의 한양사료공업에서 일했다.

회사에서 직원은 가족이라는 걸 많이 강조하더군요. 중국에선 이런 개념이 별로 없거든요. 한국에서 모은 2400만 원으로 중국에서 철광석 사업을 시작했는데 회사에 가족 경영을 도입해 직원 관리를 잘할 수 있었습니다.

충북 음성군의 효인산업에서 2년간 근무했던 인도네시아 출신 수나르토 무하맛(35) 씨는 먹고 싶을 때 안 먹고 남들 놀 때 일해 힘겹게 모은 돈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생선요리를 취급하는 수상() 레스토랑을 개업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연수 기간 중에 돈 안 들고 할 수 있는 건 낚시밖에 없어서 낚시를 즐겼는데 이때 아이디어를 얻어 수상 레스토랑을 차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수상 레스토랑 3곳을 보유해 월 500만 원 정도를 버는 무하맛 씨는 한국에 연수생으로 오기 전과 성공한 지금 수입을 비교하면 100배 정도 차이 난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사파라리예프 자혼기르(30) 씨와 인도네시아의 숭코노(35) 씨도 각각 고국으로 돌아가 식당과 빵 공장을 차려 성공을 거뒀다.

이들은 주위 친구들 가운데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며 한국 취업 희망자들에게 이런 충고도 남겼다.

다른 회사와 월급을 비교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말 것.

한국 사람들이 윽박지르더라도 상처받지 말고 도망가지 말 것, 원래 성격이 급함.

빨리빨리 문화에 적응할 것.

18일 자신들이 예전에 일했던 업체를 방문해 옛 동료들과 반갑게 만난 이들은 중기협 주관 외국인 근로자 위로잔치, 명승지 관광 등 여러 행사에 참석한 뒤 23일 출국한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