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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중산층 미국서 막일꾼으로

Posted April. 26, 200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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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산층에서 미국의 막일꾼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녀 교육으로 인한 고민 때문에 생활수준이 비교적 높은 대학졸업자 출신의 한국인들이 미국 농촌으로 건너와 막노동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일간지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이 24일 보도했다. 다음은 그 요지.

김재술(42) 씨는 부산에서 수학, 과학 및 어학학원 원장이었다. 일요일이면 테니스를 치거나 교외로 드라이브를 즐겼다. 김 씨는 이민 브로커에게 1만 달러(약 1000만 원)를 주고 3월 미국 조지아 주로 건너왔다. 10대의 두 딸 등 가족과 함께.

김 씨가 잡은 직장은 남동부 소도시 클랙스턴의 닭공장이었다. 안경을 낀 김 씨는 가녀린 손에 볼펜 대신 도살용 칼을 쥐었다. 작업복에 장화, 장갑을 착용한 그는 한 시간에 7달러를 받으며 닭 날개를 잘라내는 일을 하고 있다.

김 씨는 닭공장 일이 힘들다면서도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우찬도(42) 씨 역시 존슨&존슨 한국지사의 영업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다 2000년 해고된 뒤 식당을 열었다. 우 씨는 2002년 이민회사에 1만 달러를 주고 얼마 전 조지아 주로 건너왔다. 그는 에어컨 수리기술을 배우고 아내는 닭공장에서 일한다.

우 씨는 한국 근로자들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는 좋은 일자리를 잡을 기회도 거의 없다고 이주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 이민자들은 임시 이민비자를 받은 뒤 애틀랜타에 도착해 6주일 이내에 전 가족이 영주권을 받고 5년 뒤에는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이민자들은 주로 은행원, 교사, 기업체 간부 출신들로 지니고 온 재산은 평균 20만 달러(약 2억 원).

한국 이민자들의 정착촌이 되다시피 한 스테이츠보로에 있는 학생 수 700명의 랭스턴초등학교는 올해 말까지 한국인 학생이 11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블로크 카운티의 각급 학교에는 연말까지 한국인 학생 300명이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은 한국 이민자들의 급증으로 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육 프로그램 증편을 위한 예산 문제와 일자리를 잃을까봐 우려하는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냉담한 시선 등도 전했다.



이 진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