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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핵에 대해 아는 것 별로 없다

Posted April. 01, 200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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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으며(disturbingly little), 2003년 이라크전쟁의 시작에 앞서 확보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정보도 거의 모두가 형편없이 틀렸다(dead wrong)는 내용의 미국 정부 보고서가 공개됐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동 참여한 백악관 직속기구인 미국 정보능력 위원회는 지난달 31일 600쪽 분량의 최종 보고서를 채택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회는 이라크가 WMD를 개발했다는 정보기관의 오판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미 정보기관과 군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왔다.

관심을 모았던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상황 등 11개 분석평가서는 비밀로 분류돼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된 보고서 가운데 북한 및 이란의 핵개발 항목은 A4용지 절반에 그쳤다. 그나마 위원회는 북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당국의 정보수집 및 분석능력을 면밀히 조사했다는 방법론 소개가 전부였다.

비공개로 분류된 북한 핵에 대한 정보 역시 제한적임을 짐작하게 하는 설명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가장 위험한 적국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 특히 그들의 속마음에 대해선 더 모른다고 기술했다.

위원회는 또 특정 국가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몇몇 경우에는 우리가 5년, 10년 전에 파악했던 정보내용보다 훨씬 형편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원회는 미 정보당국이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국제 핵 밀매망을 분쇄했고, 리비아의 핵무기 및 화학무기 개발 정보를 파악한 뒤 압박함으로써 핵 포기를 이끌어 낸 것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현재진행형인 북한 이란에 대한 정보 부족 사실이 공개된 점을 반영하듯 백악관 기자회견 및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는 현재의 대()북한 및 이란 압박 정책이 정확한 정보에 바탕을 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보 파악 성공사례인) 리비아를 생각하면 전체 그림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발표장에서 위원회의 주요 결론은 내 생각과 같다. 정보당국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쟁은 잘못 보고된 정보를 바탕으로 시작됐으며, 의도적인 왜곡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