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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비바람 언더파는 없었다

Posted November. 26, 200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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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홀(파3192야드).

강한 맞바람이 불자 최경주(슈페리어, 테일러메이드)는 드라이빙 아이언을 꺼내려다 캐디 앤디 크로저의 조언을 받아 3번 우드를 잡았다.

제대로 맞은 타구였지만 바람 때문에 볼은 그린 앞 벙커에도 못 미쳤다. 핀에 20야드나 모자랐다. 최경주는 어이가 없어 크로저와 함께 한참 웃었다. 그에게 192야드는 평소 5, 6번 아이언 거리.

최경주의 샷을 본 동반자 브라이언 게이(미국)는 드라이버를 선택했다. 하지만 게이의 볼도 짧아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다. 둘 다 이 홀에서 2온 2퍼트로 보기.

26일 제주 중문GC(파72)에서 열린 아시아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공인대회인 2004신한코리아골프챔피언십(총상금 355만달러우승 상금 100만달러) 2라운드.

오전에 간간이 비가 흩뿌려 기온이 떨어진 데다 순간 최대 초속 14m의 강풍이 불어 선수들을 괴롭혔다. 가만히 서 있기조차 힘든 강풍에 세계적인 선수들도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강풍을 감안해 백티에서 3040야드씩 티잉그라운드를 앞으로 당겨놨지만 그래도 드라이버와 세컨드샷이 턱없이 짧아 보기가 속출했다. 퍼팅 후 멈춘 공이 다시 움직이기도 했다.

출전 선수 38명 전원이 오버파를 기록한 가운데 공동 4위(중간합계 이븐파 144타)에 오른 카를로스 프랑코(파라과이)가 1오버파 73타로 데일리 베스트였다.

최경주는 이날 전반 9홀에만 6개의 소나기 보기를 기록했다. 보기 7개, 버디 2개로 5타를 까먹어 중간합계 9오버파 153타로 30위. 그는 내가 바람 많은 완도출신인데 오늘 같은 날은 어선이 절대로 바다에 나가면 안 된다고 농담을 던졌다.

바람에 익숙한 제주 출신 양용은(카스코)은 이글 1개, 버디 2개, 더블 보기 1개, 보기 5개로 3타를 잃으며 전날 2위에서 단독 선두(중간합계 3언더파 141타)로 치고 나갔다. 세계랭킹 6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 2위권(1언더파)과는 2타차. 74타로 선전한 나상욱(코오롱엘로드)은 이븐파로 공동 4위.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