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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군 'NLL갈등' 증폭

Posted July. 20, 200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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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0일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시의 남북간 교신 내용 보고누락 사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 교신 내용이 유출된 데 대해 국방부에 사실상 강력한 경고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군의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광웅() 대통령국방보좌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기밀사항이 유출되고 있는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우리 안보팀(국가안전보장회의 지칭)에서 조영길() 국방부 장관에게 우려의 뜻을 전달했고, 국방부에서 별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보좌관은 또 대통령 지시의 본질을 왜곡하고, 국론과 국군을 분열시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심히 우려된다면서 국군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모독이 될 수 있는 만큼 군을 위해 냉정한 보도를 해 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청와대는 전날 노무현() 대통령이 국방부의 중간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보고 누락 경위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측이 2급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남북간 교신 내용을 일부 언론에 유출하는 등 조직적인 언론 플레이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NLL 침범사건 발생 초기에 남북간에 교신이 있었는지, 교신이 있었다면 그 내용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 보강조사를 지시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 지시사항의 본질을 왜곡하고 사태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군사기밀의 유출 행위는 국가 기강의 문란 행위로도 볼 수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그런 점이 확인되면 엄중하게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의 조사 결과 14일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은 우리 군의 당초 설명과는 달리 남북이 합의한 한라산이라는 호출 부호로 남측 함정에 8차례 호출한 것으로 밝혀져 군이 북측과의 교신 내용을 축소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북한 경비정은 교신 과정에서 남측 함정이 해상 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김정훈 최호원 jnghn@donga.com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