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찬란한 황금사자는 역시 역전과 파란의 명수.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제5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가 24일 동대문야구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개막전에서 구리인창고가 경남고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대회 최고의 빅 카드로 꼽혔던 두 번째 경기에선 대통령배 4강팀 천안북일고가 우승팀 인천고를 제압하는 파란이 연출됐다.
북일고 6-1 인천고
프로야구 한화 유승안 감독의 입이 귀밑에 걸렸다. 투타에서 원맨쇼를 펼친 북일고 오른손 정통파 투수 유원상은 유 감독의 첫째아들. 8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경기를 지켜본 뒤 이제 2학년이지만 내년 프로야구 신인지명에선 국내 최대어로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원상은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홍성용이 3-1로 앞선 6회말 1사 1루의 위기를 맞자 구원 등판했다. 후속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2루로 뛰던 1루 주자를 아웃시켜 간단하게 이닝을 막은 유원상은 곧 이은 7회초 2사 1루에선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15m짜리 쐐기 2점 홈런을 터뜨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8회까지 던져 8명의 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4개에 1안타 무실점. 직구 스피드는 최고 시속 147km가 찍혔다.
반면 인천고는 대통령배대회에서 혼자 5승을 책임진 에이스 김성훈이 우익수로 나온 가운데 선발 양광열이 7회 2사까지 6안타에 4사구 9개를 내주며 5실점(3자책)해 시즌 2관왕의 꿈을 일찌감치 접어야 했다.
인창고 8-4 경남고
2000년 창단한 신생팀 인창고가 황금사자기 6회 우승팀이자 지난해 봉황기 챔피언 경남고를 꺾었다.
승리의 주역은 5번 1루수 이슬기. 3-3으로 추격을 허용한 5회말 박승현의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 결승 2루타를 날린 그는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홈까지 밟았고, 5-3으로 앞선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대회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3-2로 앞선 4회 1사후 구원투수로 나간 한승훈은 5와 3분의 2이닝을 탈삼진 7개 포함해 6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