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김광억 교수 연구팀은 25일 1970학년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대 사회대 9개 학과 입학생 1만2538명을 분석한 입시제도의 변화:누가 서울대에 들어오는가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30년간 교육정책의 변화가 저소득층의 입학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고학력, 고소득 부모를 가진 학생들의 입학 가능성만 증대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모 학력과 소득의 세습 경향=부모의 학력과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녀의 서울대 입학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 격차가 점점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 학력 이상의 아버지를 둔 수험생의 입학률은 아버지가 고졸인 수험생에 비해 1985년 2.4배에서 1990년 3.3배, 2000년 3.9배로 점점 높아졌다.
또 2000년의 경우 의사, 교수 등 전문직과 4급 이상 공무원, 간부급 회사원 등 고소득직군 아버지 1만명당 그 자녀가 서울대 사회대에 들어온 숫자는 37명이었으나 일반가정 자녀는 2.2명에 불과해 고소득군 자녀의 비율이 일반가정의 16.8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고소득군을 구체적인 소득 액수가 아닌 직군으로 분류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대 신입생 가운데 서울 출신자의 비율은 조사대상 전 기간 평균 41.9%이며 부산이 10.3%, 대구가 7.2%를 차지해 대도시 출신 입학생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입학 후 성적 역시 대졸 이상 고학력, 고소득직군의 부모를 둔 학생의 평점(4.3점 만점)이 평균 0.11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부모의 교육 정도와 소득 격차에 따른 인적 투자의 차이가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소득, 고학력 가정 출신 학생들은 입학 후 취업 준비보다는 유학 등을 위해 학업 성적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천하무적 강남=서울 강남지역 고교생들은 서울대의 입시제도가 변하더라도 일시적인 충격만 받을 뿐 계속 전국 최고의 입학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술고사가 도입된 1986년, 면접고사가 시작된 1988년, 학생부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된 1997년에 서울과 강남지역 고교생의 입학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1년이 지나면 입학률은 곧바로 원래 수준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입학생 중 서울 강남지역 학생의 비율이 86년의 경우 전년의 3.5%에서 2.5%, 88년의 경우 전년의 3.3%에서 2.6%, 97년의 경우 전년의 3%에서 2%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으나 그 다음해부터는 다시 원래 수준으로 회복됐다.
연구팀은 강남지역 고교생은 사교육을 통해 곧바로 새로운 입시제도에 적응해 또다시 높은 입학률을 보인다면서 입시제도의 변화가 지역별, 소득별 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전업주부 자녀 비율 높아=서울대 입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의 77%가 전업주부였다. 2003년의 경우 전업주부 자녀의 서울대 입학률은 취업 여성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고소득 배우자를 가진 여성일수록 경제 활동에 참가하지 않고 전업주부가 되는 경향이 높고 자녀 교육에만 전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 입학생의 입학 후 성적이 일반고 출신 입학생에 비해 평균 0.13점 높게 나타났으며 여학생의 성적이 남학생보다 평균 0.25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책임연구원 김광억 교수는 평준화와 쉬운 시험문제로 인해 사교육을 통해 반복학습한 부유층 학생들의 입학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입시제도는 과열된 교육열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