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이 여단과 사단급 중간 정도 규모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으며 한국군이 다국적군을 지휘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군의 파병규모에 대해 자체적으로 존속 가능한(self-sustaining) 여단과 사단급의 중간 정도 규모를 언급했다고 배석한 박진() 대변인이 전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또 이라크에 파병될 한국군은 다국적군을 지휘 관리하는 중심적 역할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며 이럴 경우 한국군은 폴란드형 다국적 사단을 모델로 삼아 분쟁지역의 다국적 사단에 배치된 외국군대를 처음으로 지휘 관리하는 경험과 책임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파병을 거부할 경우 미국은 주한 미2사단을 빼내 이라크로 보낼 수도 있다는 일부 한국언론 보도에 대해 그것은 완전히 틀린(completely irrelevant)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8일 오전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라크 전투병 파병문제에 대해 국민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라크 파병문제를 결정하기에 앞서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방부 및 외교부 관계자와 민간전문가 등 12명으로 구성된 현지 합동조사단을 23일 이라크로 파견키로 결정했다. 조사단 중 민간전문가는 한국국방연구원 심경욱 박사와 중동 분야를 전공한 대학교수 등 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음주 중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고건() 국무총리와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이라크 파병 문제를 계속 논의할 예정이다.
유인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이라크 전투병 파병은 안 된다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적절하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