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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사죄 안하면 남은 경기 불참"

Posted August. 28, 2003 18:02,   

대구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고 있는 북한 선수단이 보수 단체의 시위가 재발했다며 남측 당국의 사죄와 주동자 처벌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더 이상 대회에 참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극만 북한 선수단 총단장은 26일 오후 대구 유니버시아드미디어센터(UMC) 5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보수 단체의 시위가 다시 일어났으며 북한 응원단 숙소에 불순분자들이 침입했다고 주장한 뒤 제반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남측 당국의 공식 사죄와 주동자 처벌, 신변안전보장, 재발방지 등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우리 선수단, 응원단이 대회에 더는 참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전 총단장은 남측의 우익보수분자들이 24일 북측을 모독하고 최고 수뇌부를 헐뜯는 엄중한 사태가 일어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대구 월드컵경기장 보조훈련장 주변에서 훈련하던 북한 마라톤 선수들에게 방송차까지 동원해 헐뜯는 사건이 발생했고 남측 경찰이 이를 방치하다 북한측이 항의하고서야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응원단이 숙식하는 대구은행연수원에서는 불순분자들이 침실에 침입해 사품을 뒤지고 금전과 여성을 희롱하는 불순한 글들, 화투장을 트렁크와 침대 속에 밀어 넣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때문에 여성응원단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휴식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응원도 나갈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여자유도 63급의 지경선은 이날 대구 계명문화대학 수련관에서 벌어진 경기에 예정대로 출전했다.

그러나 북한 응원단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북한 여자축구팀의 멕시코전과 북한 남자 배구팀의 미국전 응원을 돌연 취소했다.

이 같은 북한 선수단의 움직임에 대해 박상하 대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북측의 주장 가운데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목이 있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선수단을 철수시키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