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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도체제 도입, 내분사태 진정국면

Posted March. 27, 20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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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6일 총재직을 폐지하는 동시에 5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들이 당을 운영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자신은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총재가 당내 비주류들이 요구해온 대선 전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수용함으로써 장기화 기미를 보이던 한나라당 내분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또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정국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함께 급격하게 대선 국면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 총재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혁신과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나는 사심()이 없고, 총재라는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무능하고 부패한 현 정권을 교체하고 국민에게 안정과 희망의 내일을 드리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빠른 시일 내에 총재권한대행을 지명하고 총재직을 사퇴할 것이라며 부총재단의 일괄 사퇴에 따라 새로 구성되는 당 운영 특별기구에서 구체적인 집단지도체제 도입 방안을 결정하면 전적으로 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 중 당무회의를 열어 당헌 당규 개정안을 의결한 뒤 다음달 초 중앙위 운영위를 소집해 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당 운영 특별기구 위원장에는 박관용()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이 총재는 측근 논란에 대해선 측근이든, 가신이든 호가호위()하며 불공정한 경선을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으나 특정인에게 불출마 권유를 하는 것은 총재의 권한 밖이다는 종전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요구해 온 김덕룡() 홍사덕() 의원 측은 이 총재의 기자회견에 대해 27일 중 우리 입장을 밝힐 것이다고 말했다.



송인수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