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서유럽의 정치 풍향계가 급속히 오른쪽으로 쏠리고 있다. 17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포르투갈에서 중도우파인 사민당이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90년대 후반 좌파 정권이 풍미했던 서유럽에서 우파의 세력범위가 더욱 넓어지는 정치 지형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보수 정권 등장과 맞물려 서방 선진국들이 거센 보수화 물결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서유럽의 거센 우파 바람1997년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중도좌파 노선을 표방하는 전세계 정부지도자 모임인 진보정상회담을 창립했을 때만 해도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중 11개국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 오스트리아 스페인 이탈리아 노르웨이 덴마크 등 5개국에서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올해 대선 및 총선이 예정돼 있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에서도 좌파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
왜 우파인가먼저 정치 사이클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0년대 후반 서유럽에 좌파가 득세한 것처럼 2000년대는 우파가 바람을 타고 있다는 것. 프랑스 르몽드지는 유럽 좌파가 소비에트 체제 붕괴 이후 진보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우파가 냉전과 대처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쓴 바 있다.
신경제가 확산되면서 복지보다는 성장을 중시하는 우파 정권의 입지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대부분 좌파에서 우파로의 정권교체는 좌파의 경제 실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의 우파 득세가 국익 우선 외교를 부각시키면서 국가간 이해충돌을 촉발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