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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팬덤, 한국문화 관심으로 이어져

Posted September. 05, 2016 06:59,   

Updated September. 05, 20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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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더 행복하게 해줄게. From V.I.P(빅뱅 공식 팬클럽)’

 지난달 20일 오후 6시경 빅뱅 10주년 기념콘서트가 열린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중국 상하이에서 온 왕웨이시 씨(22·여)는 이런 글귀가 쓰인 노란색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지드래곤 팬인 그는 “중국 콘서트도 갔지만 한국에서 더 특별한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주저 없이 예매했다”고 말했다. 이날 수많은 해외 팬이 몰려들어 공연장에선 각양각색의 외국어를 들을 수 있었다.

 바야흐로 ‘글로벌 아이돌’의 시대다. 엑소(EXO)의 팬클럽 규모는 중국, 일본을 포함해 370만 명에 이른다. 2000년대 초반 아시아에 국한됐던 해외 투어는 4, 5년 전부터 미주, 유럽 대륙으로 뻗어나갔다. SM타운의 2011년 프랑스 파리 공연은 ‘한류의 세계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한국 가수 최초로 현지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고, 공연을 추가해 달라는 현지 팬 수백 명의 플래시몹 시위로 공연이 당초 1회에서 2회로 늘었다. 빅뱅은 2008년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 월드 투어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 호주 등 15개국에서 150만여 명을 모았다. 국내 콘서트를 보러 방한하는 팬들도 이젠 자연스럽다. YES24 관계자는 “빅뱅이나 엑소의 경우 해외 구매가 기본 1만 장 이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팬덤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페루에 사는 록사나 살라사르 키스페 씨(25·여)는 2011년 쿠스코 한국문화원에 처음 등록했다. 슈퍼주니어와 빅뱅의 팬인 그는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번역 없이 이해하고 싶었다”며 “문화원에서 한글과 음식, 역사 등을 배웠다”고 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아이돌은 한류의 첫 성공작”이라며 “팬덤이 형성되면서 한글 음식 의류 등 한국 문화 전체가 아이돌 콘텐츠의 형태로 전 세계에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