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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빠 온듯”…싱가포르 홀린 K팝 홀로그램

“진짜 오빠 온듯”…싱가포르 홀린 K팝 홀로그램

Posted April. 04, 2016 07:45,   

Updated April. 04, 20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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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리조트월드센토사(RWS)’. 규모가 49ha(약 14만8000평)에 이르는 RWS는 지난해 약 700만 명이 방문한 복합 리조트다. RWS의 대표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상징하는 지구본 근처에 있는 한국 음식 푸드코트 ‘인사동 코리아타운’을 지나자마자 바로 ‘K라이브 센토사’가 보였다. K라이브 센토사는 KT와 국내 홀로그램업체 홀로티브 등 10여 개 업체가 구축한 K팝 홀로그램 전용관이다. 공연을 앞두고 10, 20대로 보이는 관람객 15명이 줄을 서 있었다.

 면적이 165m²(약 50평)인 공간에서 진행되는 K라이브 공연은 실제 사람을 보는 듯한 정교한 홀로그램 영상으로 만들어진 진도민속춤으로 시작했다. 곧이어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인 2PM, 원더걸스, 갓세븐이 공연하는 홀로그램 영상이 나왔다. 관객들은 처음엔 낯선 홀로그램 영상에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곧 박수를 치고 환호성도 질렀다.

 관람객 완 슈크리나 빈테 완 아부 바카 양(18)은 “홀로그램 기술이 뛰어나 ‘오빠’가 바로 내 눈앞에서 나를 위해 노래 불러주는 것 같았다”며 “화려한 퍼포먼스와 의상이 특히 멋있다”고 말했다. 완 양은 “K팝을 따라 부르려고 한국말도 독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라이브의 첫 수출작인 K라이브 센토사는 2월 23일 문을 열었다. K라이브 센토사 운영업체 홀로티브싱가포르 이정은 부장은 “하루 최대 50명이 공연장을 방문하고, 6월 휴가철이 시작되면 관람객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센토사가 세계적인 관광지인 만큼 K라이브 센토사는 K팝과 국내 홀로그램 기술을 확산시킬 수 있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설립한 중소기업 홀로티브는 K라이브를 통해 해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K라이브 센토사는 KT와 홀로그램업체 디스트릭트, YG엔터테인먼트 등이 서울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에 2014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홀로그램 전용관인 ‘K라이브 동대문’을 방문한 RWS 측이 상영관 구축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서리나 푸아 RWS 부사장은 “싱가포르에서 한류의 인기를 감안해 K라이브를 유치했다”며 “K라이브 센토사는 6개월마다 새로운 가수들의 음악을 선보여 콘텐츠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 기술이 부상하면서 KT는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차세대 미디어를 육성하고 있다.

 KT는 K라이브를 국내외에 확산할 계획이다. KT는 2월 인천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쇼핑몰 내 ICT 복합문화공간 구축사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총 114억 원을 투자해 홀로그램 야외 공연장, 미디어 터널 등을 갖춰 내년 3월 개관할 계획이다. 중국, 태국, 광주 등에서도 K라이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송재호 KT 미래사업개발단장(상무)은 “현재는 영상을 미리 찍은 뒤 홀로그램으로 만드는 방식이지만 1, 2년 뒤에는 부산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서울에서 홀로그램으로 생중계하거나, 홀로그램끼리 대화를 나누는 다원 라이브도 가능할 것”이라며 “VR 기기 등 개인 미디어가 일반화되면 홀로그램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에서 5세대(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실시간 영상을 홀로그램으로 송출하는 ‘홀로그램 라이브’를 선보일 계획이다.

싱가포르=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