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북, 황병서 등 3인방 실세방문 하루전 청와대 예방 먼저 제안

북, 황병서 등 3인방 실세방문 하루전 청와대 예방 먼저 제안

Posted October. 16, 2014 06:43,   

ENGLISH

북한이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고위급 3인방의 4일 인천 방문 하루 전날 3인방의 청와대 예방 가능성을 먼저 제의했던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의 청와대 예방 문제는 남측이 먼저 제안했다가 북측에 거절당한 것이 아니라 사전 조율 과정에서 북측의 제안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3일 오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파견된 선수 대표단의 연락관을 통해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3인방의 인천 방문을 통보하고 방문 일정을 협의하는 도중 한국 측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한다. 이에 한국 측은 (박 대통령) 예방을 원하면 만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이는 황병서 일행이 방문 하루 전인 3일까지만 해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메시지를 갖고 박 대통령을 예방할 의사가 있었거나 청와대가 이를 수용할 뜻이 있는지 알아봤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북측은 한국 정부가 박 대통령 면담을 허용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한 상태에서 박 대통령 면담으로 인한 득실을 향후 2차 남북 고위급회담과 연계해 막판까지 득실을 따져봤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그러나 4일 인천을 방문한 북한 3인방과 오찬을 하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 대표단에 청와대 예방 의사가 있으면 준비할 용의가 있다고 말을 꺼내자 북측은 이를 거절했다. 다만 북측은 (북한) 선수단을 격려해야 하고 폐막식 참석도 있어서 정말 시간이 없다. 이번엔 어렵지만 다음에 또 시간이 있지 않겠느냐며 정중히 사양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정부는 북한 측이 청와대 면담 제안을 한 이후 내부적으로 방침 철회를 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 대표단의 이런 제안이 대화 지속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대표단의 청와대 예방은 결국 무산됐으나 박 대통령이 13일 2차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대화 지속을 강조한 것도 북한이 대화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보고 이 모멘텀을 살려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