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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푸틴 에르도안, 20년 장기집권 눈앞

터키의 푸틴 에르도안, 20년 장기집권 눈앞

Posted August. 11, 201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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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최초의 직선제 대통령 선거가 10일 실시됐다.

이번 대선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집권 정의개발당 후보로 나섰고, 양대 야당이 추대한 에크멜렛딘 이흐사노을루 전 이슬람협력기구(OIC) 사무총장과 쿠르드계 인민민주당 후보인 셀라핫틴 데미르타쉬 공동대표가 각각 대권에 도전하고 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주 뒤인 24일 1, 2위 상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총리가 5355%의 지지율을 기록해 결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당 후보인 이흐사노을루 전 OIC 사무총장은 약 30%의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12년째 총리로 재임 중인 에르도안 총리에게 다시 10년 동안 최고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법적 정당성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에르도안은 총리 4선 연임을 금지한 헌법에 가로막히자 대통령에 출마했다. 그는 2007년 헌법을 고쳐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하고 임기도 7년 단임제에서 5년 연임제로 바꾸는 등 오래전부터 대비해 왔다. 또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총리 중심의 국가 운영을 대통령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계획대로 되면 에르도안 총리는 2003년부터 최대 2022년까지 20년 동안 집권하는 터키 최고 통치자가 된다.

외신들은 에르도안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압둘라 귈 현 대통령이 후임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집권 구도는 대통령과 총리를 맞바꾸며 장기 연임을 하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콤비를 연상케 한다. 이 때문에 에르도안 총리는 벌써부터 터키의 푸틴으로도 불린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