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여권, 선거결과 오판하면 매서운 국민 심판 받을 것

여권, 선거결과 오판하면 매서운 국민 심판 받을 것

Posted June. 06, 2014 02:32,   

ENGLISH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어제 64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부산과 경기도에서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대단히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지만 경기도와 부산을 사수함으로써 최대한 선방했다고 말했다. 17개 시도지사 중 8곳에서 승리했으니 이전보다 한곳이 줄어들긴 했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어려운 구도에서 나름 선전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민심을 그렇게 편리하게 해석해도 되는 것일까. 2012년 대선과 비교할 때 여당은 13개 시도지사 선거에서 득표율이 하락했다. 텃밭인 대구에서 24.19%, 부산에서 9.17% 포인트가 떨어졌다. 충청권에선 충남북지사 대전시장 세종시장 모두 야당에 내주었다. 4년 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명숙 후보를 누르고 신승했으나 이번에는 정몽준 후보가 박원순 시장에게 큰 표차로 패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새정치연합 간판으로 뛴 김부겸 시장 후보는 2012년 총선(대구 수성구40.4%)에 이어 40.33%의 득표율을 얻었다. 새누리당이 지역주의에 안주하다가는 머지않아 기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로 봐야 한다.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였던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49.34%의 득표율을 거둔 것도 마찬가지다. 교육대통령이라는 17개 시도교육감 중 13개는 사실상 야당의 파트너격인 진보 후보들이 차지했다.

세월호 이후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게 과연 뭐가 있는지 국민은 묻고 있다. 안대희 전 국무 리 후보자가 참담하게 낙마한 마당에 총리 후보자와 국정원장 인선과 후속 개각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박 대통령의 국정동력이 급속히 떨어질 것이다. 인적 쇄신의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청와대의 전면 개편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은 현역의원 7명이 지방선거에 나서면서 149석이 됐다. 재적 의원 기준으로는 과반이지만 730 재보선 결과에 따라 과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와 국가 개조를 위한 각종 법안처리 등에서 국민에 실망을 안겨준다면 재보선에서는 아무리 박 대통령을 살리자고 호소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은 몇몇 친박 주류의 당직자들이 주도하면서 전략도 비전도 없는 편협한 당운영으로 당심조차 모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여당으로는 국가대개조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없다. 64선거는 끝났지만 국민의 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