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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전자칠판에 열 손가락으로 터치 터치

교실 전자칠판에 열 손가락으로 터치 터치

Posted October. 16, 20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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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주인공 존 앤더턴(톰 크루즈 분)이 커다란 화면에 두 손을 대고 이리저리 파일이나 사진을 옮기는 장면이 나온다. 장소를 옮겨 한국의 고등학교 교실. 4명의 학생이 동시에 대형 전자칠판에 수학문제를 푼다. 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하기 때문에 분필가루를 염려할 필요도 없다.

이 같은 생각을 현실로 바꾸는 기술이 곧 상용화된다. 11일 찾은 충북 청주시 미래나노텍에서는 대형 멀티 터치스크린 패널 생산이 한창이었다. 경기 침체에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이 회사는 공장을 새로 짓고 최근 200명의 직원을 채용하는 등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48)는 대형 전자칠판용 멀티터치 기술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2015년까지 2조2280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 교육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교실이 획기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균실()을 방불케 하는 미래나노텍 공장에서는 하얀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쉴 새 없이 대형 멀티 터치스크린 패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완성된 터치스크린을 직접 써보니 열 손가락을 모두 사용해 그림을 그릴 수도 있었고, 영화처럼 영상을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도 있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일반에도 친숙한 터치 기술은 적외선 광()방식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패널 면적이 커질수록 코팅이 어려워 20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김 대표는 우리는 손가락 정전기를 통해 터치를 인식하게 하는 정전용량 방식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최대 70인치 대형 멀티스크린에도 터치 기술을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용체제(OS) 윈도8 출시를 앞두고 대형 터치스크린 패널에 수요가 많아지면서 미래나노텍 공장은 더욱 바빠졌다. 멀티터치 패널을 만드는 업체는 많지만 이곳처럼 대형 터치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한 글로벌 PC회사는 26일 미래나노텍의 멀티터치 기술을 적용한 21.5인치 올인원 PC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래나노텍 관계자는 이 회사 외에도 세계적인 PC업체들이 대형 터치패널을 공급해 달라고 문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002년 설립된 미래나노텍은 지난해 257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6000억 원, 내년에는 1조 원 매출이 목표다. 김 대표는 불가능하지 않은 목표라며 20년 만에 1조 원 매출을 올려 벤처신화를 이룬 변대규 휴맥스 대표의 신화를 11년 만에 깨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정지영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