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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선거 시대

Posted February. 01, 20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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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선거의 시대가 가고 빅 데이터 선거의 시대가 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동시에 수백만 명의 트위터, 페이스북 친구들의 지지에 힘입어 승리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통령이다. 그는 TV 화면에 비친 정치인의 모습이 선거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선거의 종말을 예측했다. 그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들고 SNS, 인터넷 커뮤니티, 손수제작물(UCC), e메일 등을 통해 후보와 소통하고 공약을 검증하는 스마트한 유권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확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44대 선거를 앞두고 SNS 대통령에서 빅 데이터 대통령으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 여기서 데이터는 유권자가 SNS를 비롯한 뉴미디어를 통해 표현하는 살아 있는 민심을 뜻한다

오바마 캠프는 올해 11월 가동을 목표로 통계학자, 예측 모델학자, 데이터 발굴 전문가, 수학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으로 빅 데이터 팀을 꾸리고 있다. 오바마의 트위터 친구는 1000만 명, 페이스북 친구는 2000만 명을 넘을 만큼 늘었다. 최신 테크놀로지와 과학 기법을 동원해 훨씬 늘어난 인터넷 친구들이 쏟아내는 빅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해 2008년의 기적을 재현하겠다는 의도다.

전문가들은 빅 데이터 선거가 쌍방향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선거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며 친근한 정치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학의 권위자인 서울대 이영조 통계학과 교수(한국데이터마이닝학회장)는 빅 데이터 선거 시대는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공약으로 반영되는 시대라면서 인터넷이라는 정보기술(IT)이 정치 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 데이터 분석 전문회사인 미국 EMC의 김경진 한국 지사장은 미국에선 올해 대통령이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온 수십만 개의 앱(응용프로그램) 가운데 유용성을 여러 차례 검증받아 선택되는 킬러 앱 같은 면모를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치에서도 온라인상의 민심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트위터 역량 지수를 공천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트위터를 통해 보다 많은 유권자와 소통하는 이들이 선거에서 승리할 확률도 높다고 보는 것이다. 야권에선 지난달 29일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전국 4개 시도의 수장들이 트위터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SNS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데이터 선거 전략을 배우겠다는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SNS로 고객만족(CS)을 극대화한 기업들의 사례를 본받아 SNS로 유권자들을 감동시키겠다는 것이다.

빅 데이터 선거 시대를 맞아 동아일보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 세상의 민심을 생생히 전달할 예정이다. 우선 1일 현재 트위터상에 나타난 정치인들의 영향력 순위와 1월 한 달간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언급된 국회의원 순위를 공개한다.

1일 현재 트위터 세상에서 개별 정치인이 갖고 있는 영향력을 평가한 결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 대표가 1위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팔로어가 약 19만 명으로 대표적인 파워 트위터러(트위터 사용자)다.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뒤를 이었다. 여권 인사 가운데는 김문수 경기도지사(9위)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10위)이 10위 안에 들었다.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공개된 트위터 계정이 없어 평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1월 한 달 내내 트위터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국회의원은 박근혜 위원장이었다.



정진욱 이서현 coolj@donga.com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