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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MB 안보불안 3년 자성하고 남은 2년 분발해야

[사설]MB 안보불안 3년 자성하고 남은 2년 분발해야

Posted February. 24, 20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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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정부 3년의 안보 성적표는 국정 현안 중에서 가장 평가가 낮다. 대북()관계는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집권 3년 동안 가장 잘못한 분야로 꼽혔다. 북한의 도발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대비를 제대로 못해 국가적 위기를 맞았고 사후 대응도 부실했다. MB 정부는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집권 4년차를 맞는다. 북한은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이후 핵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3차 핵실험을 할 듯한 징후가 포착됐다. 남은 2년 동안 지난 3년보다 훨씬 위태로운 안보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

MB 정부 3년 동안 남북관계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퍼주기 일변도에서 벗어났지만 우리가 주도해 만들어낸 변화는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거론한 통일세도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미동맹 관계가 이전 보다 돈독해졌지만 중국과 북한의 혈맹 강화를 촉발해 새로운 불안요인이 됐다.

북한은 2008년 여름 김정일의 뇌졸중 발병으로 위기에 빠졌다. 예상보다 빨라진 3대 세습과정이 북한 체제의 불안정을 보여준다. 북한이 공언한 강성대국의 원년이자 김일성 출생 100년이 되는 내년에는 도발이나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 긴박하게 변하는 국제정세도 북한에 영향을 미친다. 아프리카 중동에서 줄줄이 이어지는 장기독재자의 몰락은 김정일 부자에게 엄청난 충격이 될 것이다.

정부가 남은 임기에 복합적인 대북정책을 마련해 북의 도발에 맞춤형으로 대응한다면 통일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군이 크게 각성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아직도 불안하다. 국가정보원의 인도네시아 특사 숙소 공작 실패를 보면서 대북() 정보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다. 이 대통령부터 지난 3년의 안이하고 우유부단한 목표가 불명한 안보 리더십을 자성하고 남은 2년 동안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적으로 개척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국내정치 성적표는 C학점 수준이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대형 국책 과제 가운데 제대로 성과를 낸 것은 4대강 사업 하나 뿐이다. 세종시 수정은 아무런 실익도 없이 정치적 분란만 초래했다. 개헌은 실기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는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정치적 논란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치밀하게 대응하지 못한 데 따른 자업자득의 성격이 강하다.

이 정부 들어 보은 인사, 연고 인사, 회전문 인사에 따른 잡음과 후유증이 유달리 심했다. 도덕성 문제로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다수의 고위 공직 후보들이 낙마함으로써 국정 운영에 영향을 초래했다. 다만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측근이 관련된 대형 비리 사건이 없었다는 것은 과거 정권과 다른 점이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가뜩이나 도덕적 기반이 취약한 데다 공정사회 구현을 내건 터에 대형 권력형 비리라도 터진다면 국정의 위기, 정권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이 특히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