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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우병 선동 1년 뒤

Posted April. 29, 2009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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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오늘 MBC는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소라고 조작한 PD수첩 긴급취재-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내보냈다. 한국인이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에 이른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충격적 배경음악과 함께 방송을 탔다. 다음날부터 즉각 광우병관련 사이트와 인터넷포털 다음에 PD수첩 게시물이 폭주했다. 이 즈음부터 방송과 인터넷의 허무맹랑한 선동에 겁 먹은 여학생과 시민이 촛불을 들고 청계광장에 몰려나왔다.

반미친북운동에 앞장섰던 1000여개 단체들은 6일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민주노총 전교조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과 최근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남북정상회담실천연대가 합세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근 100일 간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하며 대선불복 운동에 가까운 이명박 정권 퇴진운동을 벌였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특정세력이 의도적으로 악용할 경우 나라가 혼돈에 빠지고 국기()가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MBC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마지못해 사과방송을 했지만 진정으로 자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MBC는 PD 수첩 수사에 대해 국민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정책을 비판한 프로그램이라며 검찰 수사는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유례가 없는 언론탄압이자 민주주의 말살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작년 6월부터 수입이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는 호주산에 이어 두 번째로 잘 팔리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한국인 뿐 아니라 3억 미국인과 100만 재미교포 그리고 89개국 국민이 아무 탈 없이 잘 먹고 있다. 거짓과 광기가 불붙인 시위로 우리나라는 3조7513억원의 직간접적 손해를 입은 것이다(한국경제연구원 분석).

정부 출범 초기에 사회 불안정과 공공개혁 지연으로 인해 국정 운영이 출렁이다가 숨 돌릴 새도 없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밀어닥쳤다. 불법시위자들에 공권력이 짓밟히면서 수도 서울에서 무법천지같은 상황이 석달동안 방치됐다. 악의적 네티즌들은 동아일보를 비롯한 신문사의 광고주에 협박을 하며 언론자유와 시장경제를 위협했다.

촛불 시위에 참가했던 시민 중에는 진심으로 국민건강을 염려하고 정부의 서투른 쇠고기 협상 과정에 실망한 사람들도 있었다. 광우병 선동 세력은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해 촛불을 든 것처럼 위장하면서 이들 선량한 시민을 이용했다.

시대정신이 22일 마련한 광우병파동의 재조명 토론회에서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교수는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짓 방송과 일부세력의 선동으로 또다시 국민이 혼란에 빠지는 사태를 막으려면 1년 전 사태에 대해 진지한 토론과 성찰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