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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유가100달러 돌파는 헛 걱정?

Posted November. 10, 20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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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배럴당 100달러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유가 100달러 시대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금융논평 사이트인 브레이킹뷰스닷컴 칼럼을 인용해 유가 100달러 시대가 불가능한 10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공급 여력이 충분하고 고유가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현재의 유가에는 거품이 많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제시한 10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세계 각국의 석유 비축량이 충분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6월 말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석유 비축량이 42억 배럴에 이를 정도로 세계 석유 비축량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석유 매장량도 아직 충분한 수준이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매장량은 1조4000억 배럴로 지난 10년 간 12% 증가했다. 이는 1조7000억 배럴로 추정되는 베네수엘라 오리노코 강 일대의 유전을 제외한 것으로 이것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100년간은 지금의 산유량을 유지할 수 있다.

최신형 석유굴착장비 등의 도입으로 앞으로 석유 생산량을 늘릴 여지가 많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3년 전에 비해 석유굴착장비가 45%나 늘어났고 신형 굴착장비들이 예전보다 더 많은 석유를 채굴하고 있다.

석유 생산비용이 아직 낮아 경제성이 충분하다. 로열더치셸의 경우 지난해 배럴당 채유 비용은 9달러에 그쳤다. 사우디아람코는 4, 5달러에 불과하다. 가장 경제성이 낮은 유정에서도 30달러를 넘지 않는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이란 쇼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 일단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란의 처지에서도 석유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50%, 경화 수입의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생산량 축소는 자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세계 각국은 이란의 3년 생산량에 해당하는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석유 수요가 감소하는 것도 가격 상승을 제한한다. 지난해 미국의 석유 수요는 1.3% 감소했고 세계적으로도 0.6% 증가에 그쳤다. 올해 수요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이 석유 관련 각종 보조금을 삭감하는 등 수요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석유를 통해 얻는 에너지 가격이 갈수록 비싸져 천연가스를 통해 얻는 에너지 가격의 13배 수준에 이를 정도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장기적으로 원유 수요를 낮출 것이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고유가 현상 자체가 부풀려진 측면이 많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로 갈 곳 잃은 투기자본이 원유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유가가 인위적으로 치솟았기 때문에 거품이 사라지면 가격도 떨어질 것이다.



김재영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