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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시리아 핵커넥션 다뤄야

Posted September. 27, 200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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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한 핵 협상에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의혹이라는 먹구름이 생기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최소한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무엇인지, 어떻게 다뤄지기를 원하는지 미국의 견해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1994년 북-미간 제네바 협정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사진)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장은 대표적인 대북 협상론자다. 그러나 26일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정상회담을 포함한 북핵 문제의 진행 상황에 대해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다.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6자회담에서 진전이 있는 한 남북 대화는 건설적인 일이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 간에 핵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졌을 때가 문제다. 북-미간에 갈등이 생겼는데도 한국이 미국의 우려사항을 반영하지 않고 남북관계를 평상시처럼 추구하면 한미간에 틈이 벌어지게 되고, 이는 6자회담 자체를 손상시키는 파괴력이 된다. 그런데 바로 지금 작은 먹구름이 지평선에 생기고 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파괴한 시설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일부에선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과 관련된 프로젝트라고 보고 있다. 이는 6자회담에 나쁜 뉴스다. 만약 한국이 이 문제를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면 워싱턴을 곤혹스럽게 할 것이며 6자회담의 역동성도 저해하게 될 것이다.

북한 선박이 시리아에 물품을 하역한 게 이달 3일이다. 6자회담이 한창 진전을 보고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시점에 북한이 왜 논란을 부를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때로 중앙정부가 지휘하고 통제하지 않는 일이 발생할 때가 있다. 과거 중국에서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북한 지도부에 의해 통제되지 않은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

27일 시작되는 6자 회담에서 이번 논란이 깨끗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상회담에서 핵문제를 논의할 때 이 문제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보나.

노 대통령이 미국은 이 문제가 어떻게 다뤄지기를 원하는지 들을 수 있도록 서울과 워싱턴의 고위급들이 충분히 협의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정상회담 전에 한미 양국이 충분히 협의하는 게 안전하고 최상인 방법이다.

사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핵문제가 정상회담의 의제가 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도 최근 정상회담에서 핵문제를 주된 이슈로 제기하라고 하는 것은 김 위원장과 싸우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남북간의 많은 이슈가 논의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만약 남북관계가 북-미간에 발생하고 있는 일을 반영하지 않은 채 동떨어져 진행된다면 한미간에 틈이 벌어질 것이다. 핵문제가 다른 모든 이슈들의 논의를 막아서는 안 되지만 남북관계는 핵문제 진전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반영해 진행되어야 한다.

노 대통령은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최대 의제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핵문제의 진전과 관계없이 경협과 평화체제 합의가 이뤄질 경우 6자회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 같은 우려에) 동의한다. 신중해져야 한다. 북한에 제공되는 모든 당근은 신중히 고려되고 조절되어야 한다.

남북 정상이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커다란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남북 정상이 그런 합의를 한다면 이는 북한이 625전쟁의 공식 종료 문제를 다루면서 한국과의 평화와 미국-유엔의 평화를 분리시키는 데 성공하는 것을 뜻한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분리해서 다루도록 고무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이는 도움이 되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도 미국 등 전쟁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종전()과 평화체제 구축 과정의 한 구성원이 되어야지, 남북한만 분리된 그들만의 프로세스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핵 문제는 해결 방향으로 거의 접어들었으므로 다른 이슈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핵 문제가 거의 해결됐다고 보는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기술적으론 단기간에 될 수 있는 일이지만 정치적으론 다르다. 매우 오래 걸릴 것이다. 정말 어려운 협상이 다가오고 있다. 건물(핵시설)을 잠그고 사찰관이 잠긴 걸 확인하게 하는 건 어렵지 않다. 정말 어려운 일은 북한이 그래 이게 우리가 가진 핵물질 전부야라며 내놓게 하고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내놓게 하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이 가능한 한 빨리, 충실히 약속을 이행하게 하는 만남이 되어야 한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