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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뿐인 국민 경선

Posted September. 17, 200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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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1516일 경선 첫 2일 간의 투표율이 20% 미만을 기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당 안팎에서는 경선 흥행 실패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틀간 경선을 치른 제주 울산 강원 충북 네 지역에서 등록한 선거인단은 모두 17만 8091명이었으나 이중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3만 5284명뿐이었다. 투표율은 19.81%로 등록 선거인단 5명 중 1명만이 투표를 한 셈이다.

16일 강원 투표율은 19.94%, 충북의 투표율은 21.57%였다. 강원에서는 선거인단 3만 7530명 중 7484명만이 투표했으며, 충북에서는 선거인단 5만 2298명 중 1만 2142명이 투표를 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오후 6시 방송 생중계를 통해 경선 결과를 발표했으나, 공교롭게도 거의 같은 시각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서 시청자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신 전 교수 쪽으로 쏠렸다.

15일 경선을 치른 제주와 울산에서는 제주 투표율 18.9%, 울산 투표율 18.16%를 기록했다. 제주에서는 선거인 4만 8425명 중 9151명만이 투표했고, 울산에서는 3만 5832명 중 6507명이 투표했다. 이날 투표율은 오전 내내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다 오후 2시가 돼서 겨우 10%를 넘겼다.

이 같은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한 데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관계자는 제주 지역에 폭우가 내리는 등 경선 지역이 모두 투표일에 날씨가 궂었고, 신정아 파문 등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겹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각 후보 진영이 세 과시를 위해 실제 투표 의향이 없는 사람까지 무리하게 선거인단으로 끌어 모으면서 낮은 투표율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다.

여기에 유령 선거인단 사태와 예비경선 순위 집계오류 등 관리 부실로 인해 가뜩이나 관심을 끌지 못했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일반인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각 진영에서 초반 승기잡기를 위해 무리하게 선거인단을 모집한 탓에 허수가 속출한 것이라며 국민경선이란 말이 무색하다. 무늬만 국민경선이고 실상은 그들만의 경선이라고 꼬집었다.

당내에서는 1516일 경선 투표율을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나 올해 한나라당 경선 때 같은 지역 투표율과 비교하는 데 대해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청자 모두를 선거인단으로 받아들이는 형식이라 투표율은 낮아도 투표자 수는 이번 경선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2002년 민주당 경선 때에는 제주 85.2% 울산 71.4% 강원 67% 충북 59.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올해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들 네 지역의 투표율은 제주 79.4% 울산 79.8% 강원 73.2% 충북 74%였다.



장강명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