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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 빼어난 코트의 숨은 진주

Posted January. 06, 200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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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6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더 좋은 환경에서 농구를 하고 싶어 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찾았지만 실력을 선보일 기회조차 별로 없었다.

미국 이름 대니얼 산드린, 한국 이름 이동준(27사진).

키 201cm, 몸무게 95kg의 탄탄한 체격에 탤런트 뺨치는 얼굴이다. 덩크슛은 말할 것도 없고 스피드도 빠르다. 몸싸움에서도 어느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그는 일찌감치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혔다.

유럽 프로경력 대학경기 못뛰어

미국에서 태어난 이동준은 주한 미군이었던 아버지도 농구 선수로 뛴 적이 있고 형 에릭도 현역 선수인 농구 가족. 여섯 살부터 농구공을 만졌고, 그렇기에 서슴없이 농구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3월 연세대에 편입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선수 등록이 안됐기 때문. 6월 귀화한 뒤 이동준이라는 이름을 얻고 한국인이 됐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지만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독일과 룩셈부르크 리그에서 뛴 경력이 발목을 잡았다. 일부 대학에서 프로선수 경력이 있다며 출전을 막은 것.

지난해 9월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전에서는 고려대가 이동준의 출전을 반대했다. 그는 결국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 때문에 감정이 격해진 양 팀 선수들이 경기 중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

이동준은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단국대와의 첫 경기에서 투핸드 슬램덩크를 터뜨리는 등 30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희대와의 경기에서는 역시 혼혈 선수로 이미 태극마크를 단 김민수와 맞대결을 펼쳤다. 경희대가 승리한 가운데 득점은 김민수가 많았지만 리바운드와 블록슛은 이동준이 앞섰다.

연세대 박건연 감독은 이동준을 팀에 데리고 있지 못하고 바로 프로에 내보내게 돼 착잡하지만 침체된 농구를 살릴 수 있는 최고의 자질을 갖춘 선수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내달 드래프트 참가 프로 전향

이동준은 지난달 미국으로 갔다. 집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25일경 귀국해서 다음 달 드래프트에 참가할 예정.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김민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머리도 영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다. 기회가 되면 멋진 경기를 해 보고 싶다고 했다. 올해 목표는 한국을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팀이라면 어디든 좋다. 그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