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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배팅머신

Posted September. 21, 200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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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정신하면 떠오르는 두 선수가 있다.

첫 번째는 고독한 도전자 최향남(35클리블랜드)이다. 그는 올해 초 적지 않은 나이에 메이저리그라는 꿈을 위해 태평양을 건넜다. 비록 빅리그의 문턱 바로 앞에서 좌절했지만 트리플A 버펄로 소속으로 8승5패 평균자책 2.37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는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빅리그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의 4번 타자 이승엽(30사진)도 강력한 메이저리그 도전자다. 이승엽은 메이저리그는 나의 꿈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몸쪽 약점 어느틈엔가 극복

그는 2003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이 여의치 않자 중간 기착지로 일본 프로야구 롯데를 택했다. 일본 진출 3년째인 올해 요미우리로 이적한 이승엽은 20일 현재 40홈런으로 선두를 질주하며 메이저리그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승엽이 한국과 일본에서 보여준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많은 팬들은 이승엽이 과연 빅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는 못했지만 1년간 미국 야구를 경험한 최향남은 이에 대해 확실한 의견을 내놓았다. 무조건 성공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최향남은 한국에서 야구를 할 때 가장 무서운 타자는 이승엽이 아니라 삼성 양준혁 선배였다. 그렇지만 이승엽에게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발전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TV로 이승엽의 경기를 지켜보면 정말 한 단계 올라선 이승엽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향남의 눈으로 보기에 예전의 이승엽에겐 약점이 있었다. 몸쪽 꽉 찬 직구와 몸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였다. 이승엽이 일본 야구 첫 해이던 2004년 고전했던 이유 중 하나도 일본 투수들의 집요한 몸쪽 공략이었다.

심판 바깥쪽 후해 더 유리

최향남은 하지만 승엽이는 몇 년 안돼 몸쪽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했다. 더욱이 승엽이는 원래 바깥쪽을 잘 치는 선수다. 미국 야구의 스트라이크 존은 몸쪽에는 엄격하고 바깥쪽에는 후한 편이다. 승엽이가 미국에 온다면 훨씬 좋은 조건에서 뛰게 된다고 전망했다. 최향남은 또 나는 느낌을 믿는 편인데 승엽이를 보면 미국에 와서 또 한 단계 성장할 것 같다. 스피드와 파워, 유연성, 철저한 자기 관리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내가 다시 상대하더라도 던질 곳이 마땅치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두 도전자는 과연 내년 시즌 빅리그 무대에서 흥미진진한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까.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