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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 피습

Posted May. 22,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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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 피습=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20일 오후 7시 20분경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현대백화점 신촌점 앞에서 오세훈 후보 지지 연설을 위해 연단을 오르던 중 청중 속에 있던 지모(50) 씨가 휘두른 문구용 칼에 찔렸다.

박 대표는 오른쪽 귀에서 턱 부위까지 길이 12cm, 깊이 13cm의 상처를 입었으며, 침샘 부위와 턱 근육 일부가 손상돼 2주 동안 정상적인 언어생활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행히 칼이 경동맥과 경정맥 부위를 23cm 비켜 갔고 안면신경이 손상되지 않아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다.

또 지 씨가 박 대표를 피습하는 순간 연단 오른쪽에 있던 박모(54) 씨가 연단 위로 올라가 테이블과 마이크를 끌어내리며 난동을 피웠다.

이들은 박 대표의 경호원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에게 붙잡혀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나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지 씨는 경찰에서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14년 넘게 실형을 살아 억울한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폭행 상해 등 전과 8범으로 지난해 8월 청송보호감호소에서 가출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씨는 유세장 인근에서 열린 초등학교 동창생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유세장을 찾아 소동을 피운 것으로 드러났으며 술에 취한 상태였다. 박 씨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인 2004년 3월부터 매월 4000원씩 당비를 납부한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이다.

한편 검찰과 경찰은 이날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승구() 서울 서부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검경합동수사본부를 서울 서부지검에 설치, 수사에 착수했다.

합수부는 검사 5명 등 검찰과 경찰 35명으로 구성됐다. 긴박한 정치권 움직임= 한나라당은 20일 밤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최고위원 비상주요당직자연석회의를 연데 이어 21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이번 사건을 야당 유력 대선 주자의 생명을 노린 정치테러로 규정, 철저한 진상조사와 배후규명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긴급 의총 결의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제1야당 대표를 표적으로, 살해의도가 명백한 정치테러라면서 정부는 즉각 최고의 수사 인력으로 구성된 검경 합동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배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정치테러에 대해 경찰이 범인이 술에 취했다며 사건의 본질을 왜곡, 축소, 은폐하려 하는 만큼 검경 합동특별수사단을 구성해 한점 의혹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해 범인 지 모씨가 술을 마셨다고 사실과 다른 언급을 한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 김학원 최고위원을 대표로 하는 정치테러진상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

열린우리당도 이날 정동영 의장 주재로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선거대책위 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은 용납할 수 없는 선거 테러행위라면서 선거기간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보좌진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이재명 박성원 egija@donga.com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