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에서 최초로 한국어과를 개설한 이집트 카이로 아인샴스대에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9월 이 대학에서 외국어 학과로는 13번째로 문을 연 한국어과는 5개월 만에 인기학과로 떠올랐다.
교내에선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달 초 2학기를 시작한 학생들의 입에 어느덧 한국어 인사말이 붙었기 때문이다.
1학기 때 한국어과 주임교수로 활동한 박재원 교수는 한국어과 학생들은 첫 학기 중에 모두 한글을 깨쳐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이 학과 학생 33명은 20일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이 마련한 학습기자재 기증식에 참석해 한국어를 배워온 소감과 미래의 꿈을 펼쳐 보였다.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해 보라는 주문에 앞 다퉈 그동안 배워온 한국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학생들은 한국어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듣기와 문법이고, 글자는 배우기 쉽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어과에서는 박 교수 외에 부인인 김주희 씨, 한국국제협력단의 봉사단원으로 나와 있는 이윤진 안은영 씨가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 대학 마크람 알 가미리 언어대학장은 23일 전화통화에서 수업이 아주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양국 간 경제교류가 늘면서 이집트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취직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아 한국어과 전공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한국문화의 날(Korean Culture Day) 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의 최승호 대사는 이집트에서의 한국어 열풍에 대해 2004년 가을동화와 겨울연가 등 한국 드라마가 이집트에 처음 방영돼 가족관계와 예절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이러한 배경도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