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누이 좋고 매부 좋고

Posted January. 26, 2006 03:03,   

ENGLISH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조립 3팀의 황한흠(•58) 씨는 지난해 말 정년퇴직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뛰고 있다. 회사와 근무 기간을 1년 연장하는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정년퇴직한 생산직 직원 160명 가운데 145명을 올해 1년간 재고용했다.

역시 조선업이 주력인 현대중공업도 올해 160명의 정년퇴직 근로자를 재고용했다. 지난해 재고용한 근로자가 10여 명이었던 데 비해 크게 늘었다.

정년퇴직 후 같은 직장에서 계속 일하는 이른바 연장족() 근로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회사는 전문 노동력을 확보하고 근로자는 일하는 기간이 늘어나는 혜택 때문에 정년퇴직 후 재고용 현상은 산업계에서 계속 확산되는 추세다.

숙련된 기능 인력이 필요하다

대형 선박의 이물(뱃머리)과 고물(배꼬리)의 곡선 부분 가공을 총괄하는 황 씨의 업무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회사가 그를 필요로 하는 이유다.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에서 냉연 철강재 조업 공정을 지휘하는 이용만(•60) 씨나 두산중공업에서 크레인 설비 신호작업을 담당하는 권영종(•59) 씨도 비슷하다. 해당 분야에서 수십 년의 경력을 가졌으며 정년퇴직 후 계속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연장족이 늘어나는 추세는 제조업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정년퇴직(만 55세)한 조종사를 4, 5년 더 촉탁 형식으로 고용하고 있다. 1월 현재 대한항공은 조종사 1826명 중 73명, 아시아나항공은 840명 중 70명이 정년퇴직 후 계속 조종간을 잡고 있다.

인력 확보와 비용 부담 딜레마도

지난해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은 540여 개 회사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들이다.

중소기업은 이 지원금을 적극 활용하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대기업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재고용 기간이 1년을 넘기는 일이 거의 없다. 이처럼 정년퇴직자 재고용은 대기업으로서는 유용하면서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면서 고령 노동인구 활용이 불가피해지는 추세여서 기업의 부담을 줄여 주는 방안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년 이후 노동력을 활용하려면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직위 중심이 아니라 성과 중심으로 직급 체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년이 가까워진 근로자의 임금을 줄여나가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손효림 주성원 aryssong@donga.com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