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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우주개발

Posted August. 08, 200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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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10월 4일 구소련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고도 900km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로부터 1개월 후 2호, 6개월 뒤에는 3호가 연속해서 우주공간에 올라갔다. 구소련은 유인() 우주선 분야에서도 미국을 크게 앞섰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은 61년 4월 12일 쏘아올린 보스토크 1호 선상에서 지구는 푸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미국의 충격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까지 했을 정도였다. 미국민의 구겨진 자존심은 69년 7월 21일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착륙함으로써 치유될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 작가 루키아노스의 작품에는 새의 날개를 붙이고 달로 날아가는 인간이 나온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말해주는 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불과 수십년 사이에 우주개발을 둘러싸고 국가들간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대가 됐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인간이 우주에 쏘아올린 인공위성은 8000여기에 달한다. 그중 1000기 이상이 지금도 지구 궤도를 선회하면서 지구관측, 오염감시, 기상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니 우주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열린 셈이다.

우주공간 개발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류의 미래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베어링 반도체 특수합금 의약품 등을 만드는 우주공장, 물리 생물 의학 등 각종 연구를 위한 우주실험실, 무중력과 청정 상태에서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이 기거하는 우주요양소, 우주에서 태양열을 끌어 모아 마이크로파로 바꿔 지상에 송전하는 발전소 등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군사 분야의 우주개발 연구는 민간 쪽보다 더 활발하다. 레이저로 적국의 미사일과 위성을 파괴하는 킬러(killer)위성, 지상에서 쏜 고에너지 레이저를 특수거울로 반사시켜 미사일을 요격하는 거울위성 등이 개발 중이다.

우리도 본격적으로 우주개발 경쟁에 참여할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어제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서 열린 우주센터 기공식이 그것이다. 2005년 말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13번째 위성발사장 보유 국가가 된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로켓 발사에 성공했으니 앞으로는 우리 위성을 우리가 쏘아 올리는 우주기술 자립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남해 청정해역에 자리 잡은 외나로도 우주센터가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처럼 우주개발의 메카로, 관광의 명소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송 문 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