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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씨 특검수사 협조 귀국의사

Posted April. 22, 200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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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이 산업은행 이근영() 전 총재와 박상배() 전 부총재 등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의혹 핵심 인물에 대한 소환을 예고한 데 이어 미국 체류 중인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도 귀국할 뜻을 내비쳐 수사 진행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송 특검은 22일 이 전 산은총재 등의 소환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곧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들의 소환이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다른 특검 관계자는 모든 것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조사가 순조롭게 풀려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김 전 현대상선 사장도 측근 인사를 통해 특검 수사에 충분히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당시 대출 관련 서류에 서명을 하지 않았고 이 대출금의 상환에 대해 현대가 아니라 정부가 갚아야 할 돈이라고 발언, 이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한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전날 엄낙용() 전 산은 총재가 제기한 한광옥() 대출 외압설을 뒷받침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정철조() 전 산은 부총재는 이날 당시엔 현대 상황이 안 좋아 이 총재와 한 비서실장 사이에 수시로 통화를 했을 뿐 대출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 전 산은 총재와 한 전 비서실장도 현대상선 대출과 관련해 통화를 한 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비서실장과 산은 총재는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파문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2000년 6월 당시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문제였다면 이기호() 대통령경제수석을 통해 확인하면 되는 것이지 대통령비서실장이 산은 총재와 직접 상의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로 다른 이유가 있었다는 관측이 금융업계 등에서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특검팀도 산은이 산은법상 동일인 여신한도 규정을 위반해가며 신규대출이 불가능한 현대상선에 추가로 4000억원을 대출한 것이나 이사 전결이 가능한 일시당좌대출 형식으로 대출한 것은 정부의 묵인 내지는 외압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금융권 관계자들의 지적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지난주 이모 전 산업은행 팀장 등 대출실무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당시 현대상선에 대한 대출에 상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진술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길진균 김두영 leon@donga.com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