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July. 28, 2016 07:26,
Updated July. 28, 2016 07:34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해병대 정찰팀은 22일 오전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 인근 한강 수역에서 대남 전단이 담긴 비닐봉지 수십 개를 수거했다. 정찰팀은 고속단정(RIB)을 타고 한강 하구 해상을 감시 정찰하던 중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다량의 비닐봉지를 발견하고 이들을 건져 올렸다고 한다. 라면 봉지 크기의 4종류 비닐봉지에는 각각 조잡하게 인쇄된 20장 안팎의 대남 전단이 든 채 밀봉돼 있었다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 관계자는 “가로 11cm, 세로 24cm 크기의 전단에는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김일성이 주도한 북한의 전쟁 승리 기념일로 왜곡하는 등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미화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라고 말했다.
군이 이날 공개한 대남 전단에는 화성-10호(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고수하는 한국과 미국을 공격하는 내용이 담긴 3컷짜리 만화가 그려져 있다. ‘태평양 상의 미국 전략 자산들을 초토화할 수 있는 북의 신혁명 병기 화성-10’이라는 문구가 담긴 전단도 있었다. 지난달 22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이 B-52 전략 폭격기 등 대남 핵우산 전략이 배치된 괌 기지를 겨누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북한이 김포 북쪽의 황해북도 개풍군 조강리와 임한리 관산포 앞 해상에서 대남 전단을 띄워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곳에는 북한군 대남 감시초소가 집중 배치돼 있다. 관산포에서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직선거리로 1km 정도 떨어져 있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밀물 시간에 맞춰 조류의 흐름을 치밀하게 고려해 대남 전단이 든 비닐봉지를 의도적으로 내려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은 여름철 남풍 계열의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기구를 이용한 대남 전단의 공중 살포가 힘들어지자 한강을 이용해 해상으로 전단을 보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남한 사회의 혼란과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통일전선 책동 차원의 도발 행위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군은 특히 북한이 생화학무기나 폭약 등 유해물질을 이번처럼 남측에 해상으로 흘려보내는 수법을 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북측의 새로운 도발 징후일 수 있는 만큼 한강 하구 전 지역의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은 한강 일대에서 유사한 비닐봉지를 발견하는 즉시 군과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