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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포 넘어… 美, 주독미군 5000명 철수 명령

Posted May. 04, 2026 08:08   

Updated May. 04, 2026 08:08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3만6440여 명 중 약 5000명(약 13.7%)을 철수시키겠다고 1일(현지 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하루 뒤인 2일 이 감축 규모에 대해 “5000명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혀 추가 감축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다크이글 극초음속 미사일 부대 등을 독일에 배치하려던 계획도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독일을 넘어 전 유럽의 안보 공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독 미군 감축이 가시화하면서 그 불똥이 주한 미군 등에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인 동맹국을 거론할 때 한국도 수차례 언급했다. 또 해외 배치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기조 속에, 이번 주독 미군 감축을 계기로 주한 미군 병력 규모나 임무 재편 논의에도 속도를 붙일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1일 성명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주독 미군 약 5000명에 대한 철수를 명령했다며, 이 조치는 유럽 내 미군 배치 태세에 대한 “철저한 검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병력 철수가 “향후 6∼12개월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란 전쟁 발발 후 줄곧 미국에 비판적인 발언을 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것도 이번 감축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다음 주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승용차, 트럭과 관련해 유럽연합(EU)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관세율은 기존 15%에서 25%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백악관 취재진에게 “일본,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한 모든 나라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EU는 우리와 체결한 협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관세 인상 역시 이란과의 전쟁에서 비협조적이었던 유럽 국가들에 대한 보복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 요청 등에 불응한 다른 동맹에도 ‘안보·무역 패키지’ 청구서를 들이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청와대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의 EU 관세 인상 예고에 대해 “정부는 그간 미-EU 관세 합의 후속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왔고 향후에도 관련 동향을 살피며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등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와 관련해 미 측과 수시로 긴밀한 소통을 통해 후속 조치 이행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