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트럼프 ‘북핵 용인’ 구상”… ‘美대선 변수’ 대비할 안보팀 짜라

“트럼프 ‘북핵 용인’ 구상”… ‘美대선 변수’ 대비할 안보팀 짜라

Posted December. 15, 2023 08:12   

Updated December. 15, 2023 08:12

中文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한의 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거래를 구상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3일 트럼프 측 대북 구상을 브리핑받은 인사 3명을 인용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면 경제제재를 완화하고 다른 형태의 일부 지원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작된 허위 정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무능력한 협상가에게 맡길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동결 대 보상’ 거래 구상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기 어렵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재임 시절 김정은과 세 차례 만나 비핵화 협상을 벌였다. 비록 결렬됐지만 하노이 회담 테이블에 올랐던 ‘영변 핵시설 폐기-주요 제재 해제’ 맞교환 방안도 ‘동결 대 보상’을 전제로 한 거래의 일종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얼마 전에도 “내가 재선됐다면 진작에 북핵 합의를 성사시켰을 것”이라고 했던 만큼 내년에 당선되면 그와 유사한 대북 협상을 재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만이 아니더라도 북핵 동결 협상론은 워싱턴 조야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당장 위협이 더욱 커지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안보 전문가 그룹에서 심심찮게 흘러 나왔다. 지금처럼 남북 관계도 북-미 관계도 꽉 막힌 채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상황에서 대결 국면의 지속은 위험만 더 키울 뿐이라는 현실론에서다. 하지만 그렇게 사실상 북핵을 용인하는 북-미 거래로 이어진다면 당장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을 촉발하면서 동맹 간 균열을 일으킬 게 뻔하다.

북한은 내년에 더 큰 도발과 협박으로 미국 대선 국면을 흔들려 할 가능성이 높다. 6년 전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일촉즉발의 대결 정세를 조성한 뒤 극적인 국면 전환을 통해 북-미 직접 거래로 재미를 본 김정은이다. 이번 미국 대선의 기회도 그냥 넘기진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도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마침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공석인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교체 인사를 단행한다고 한다. 새 외교안보팀은 동맹 억제력 강화를 넘어 미국 대선 변수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인재들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