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米壽의 작가가 풋풋하게 풀어낸 韓日러브 스토리

米壽의 작가가 풋풋하게 풀어낸 韓日러브 스토리

Posted January. 13, 2020 07:34   

Updated January. 13, 202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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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은 한반도에서 처량한 처지에 놓인 일본 여성과 한국 남성이 사랑에 빠진다면. 여성은 일본군 장교의 부인이고 남성은 독립운동가의 고교생 아들이라면. 국적 나이 신분 관계…, 거의 모든 조건이 당시 사회적, 시대적 통념과 궤를 달리하는 두 연인의 러브스토리를 미수(米壽)의 작가가 풀어냈다.

 소설 ‘아름다운 인연’(장충식 지음·윤진·1만8000원·사진)은 자칫 신파 같은 소재가 전부일 뻔한 이야기를 현실감 있는 당대 배경 묘사에 잘 버무려냈다. 귀국 전까지 처참한 수용소에서 사는 일본인들의 생활, 평안북도를 비롯한 이북 지역에서 월남하는 이들의 고초, 해방정국 좌우 대립의 혼란 속에 몰락해가는 독립운동가 가문, 서북청년단과 남로당 간의 테러 공방, 일본으로의 밀항 과정이 실감 나게 전개된다. 평안도 말 대사가 일품이다.

 단국대 총장과 남북 체육회담 수석대표,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내고 현재 단국대 이사장인 저자는 소설적 완성도보다는 날것의 메시지, ‘용서’를 전하는 데 좀 더 주력한다. 뛰어난 각색과 원숙한 감독을 만난다면 꽤 괜찮은 영화나 시리즈 드라마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민동용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