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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멜로디에 자연을 담았어요

Posted August. 04, 200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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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0대들이 서태지가 누구야? 하는 걸 보면 신기해요. 서태지 하면 그래도 10대들의 우상인데.(웃음) 그러고 보니 나이 먹는 것도 모른 채 철없이 사네요.

서태지(36) 씨가 3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네 곡이 담긴 8집 싱글음반 아토모스 파트 모아이를 발표하고 이어 두 차례 콘서트를 펼쳤다. 활동 전 은둔형으로 지내다가 새 음반을 낼 때마다 비슷한 홍보 과정을 밟다보니 신비주의 전략이라는 말도 나온다.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이들 때 준비 안 된 성공이 무섭기도 해서 대중을 기피하다보니 집에 있는 게 편했다며 그것은 성격 때문이지 무슨 전략 같은 게 아니다. 요즘은 평범하고 싶을 때 평범해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8집은 쉬운 멜로디와 자연을 노래한 가사 등으로 6, 7집에 비해 달라졌으며 실험성이나 사회비판적인 메시지에 소홀했다는 평을 듣는다.

8집의 주제는 여행이에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자연 앞에서 작아지는, 가슴 찡한 순간들을 음악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신비한 멜로디에 비트를 잘게 쪼개는 네이처 파운드(nature pound)라는 장르도 여기서 생겨났고요. 멜로디는 귀에 익숙하지만 리듬은 심장 박동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서태지는 앨범 발매 전 흉가나 미확인비행물체(UFO) 등으로 팬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미스터리 티저 마케팅을 구사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전략을 짜기 위해 서류를 쌓아놓고 고민하는 건 아니다. 음악의 콘셉트와 느낌을 배가시키는, 음악이 나오기에 앞서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걸 팬과 나누는 일종의 게임이라고 말했다.

보통 사람 서태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도 이어졌다. 30대 중반에도 동안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세수를 잘 안 해서 피부가 좋은 건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며 스트레스를 안 받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비결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4년 공백 동안 미국이나 칠레를 돌아 다녔다는 그는 배낭 여행하다가 죽는 게 목표라고도 했다.

결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결혼해야 행복해진다는 생각은 아직 안 들어요. 결혼하면 음악에 소홀해질 거 같아 결혼 생각은 점점 없어지는 거 같아요. 여자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웃음) 때가 되면 연애를 하고 싶을 거고 그럼 하겠죠. 난 내가 하고 싶은 건 꼭 하니까.

서태지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ETP페스트를 통해 무대에 선다. 연말에는 두 번째 싱글 앨범을 발표하고 10여 차례의 전국 투어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염희진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