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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신작 소설, 선인세 30억 설에 ‘거품론’ 솔솔

하루키 신작 소설, 선인세 30억 설에 ‘거품론’ 솔솔

Posted March. 27, 2017 07:10,   

Updated March. 27, 201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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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의 한국어판 번역본 출판사가 이르면 29일 전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마감 시한에 앞서 일찌감치 번역본 출간 제안을 접수시킨 출판업체 관계자들은 “작가가 29일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임을 알린 까닭에 그 전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중대형 출판사 5곳 이상이 번역본 출간을 신청한 가운데 일본 에이전시는 3곳을 유력 후보로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일본어판 출간을 앞두고 이미 번역본 계약 경쟁이 불붙어 선인세 30억 원 설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본에서 사흘 만에 48만 부가 팔린 발매 직후 서점가 열기가 예상보다 빨리 식은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작품은 26일 일본 아마존 사이트 인기서적 순위에서 2부가 41위, 1부가 42위에 올랐다. 19일까지의 기록이 공개된 오리콘 주간 베스트셀러 차트에는 1부가 2위, 2부가 4위를 지키고 있지만 하락세가 보인다.

 26일 통화한 출판사 관계자들은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 한 중견 출판사 주간은 “품귀 현상을 빚어 독자들이 서점에 예약을 해두고 어렵게 구매해야 했던 ‘1Q84’(2009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작가의 지명도가 워낙 뚜렷한 까닭에 낮은 금액으로 계약이 이뤄지진 않겠지만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일본 시장의 이런 상황이 한국판 마케팅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책의 중국 난징(南京) 대학살 언급에 대한 일본 우익의 공세가 일본 서점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역으로 한국 독자에게는 긍정적 관심과 기대를 불러일으키리라는 것.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6주간 자행한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하루키는 소설에서 “10만 명이든 40만 명이든 엄청난 수의 시민들이 전투에 연루돼 살해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썼다.

 한 출판사 대표는 “회사 안팎에서 일본어판을 먼저 구해 읽은 사람들의 평이 모두 좋다. 개인적으로는 ‘하루키의 마지막 대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다른 출판사 대표도 “노벨상 수상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이는 작품이 나왔다는 의견이 대세다. 하루키의 매력적인 세계관 제시가 여전한 데다 ‘1Q84’보다 이야기 흐름에 빠르게 몰입할 수 있도록 빚어졌다”고 말했다.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