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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촌리 겨울>을 뽑고나서
유재영(시조시인·'동학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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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있어서 정형의 의미는 우리 문자문화의 정신적 증명이라는 데 있다. 정형의 가치가 바로 시조의 가치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시조를 쓰는 데 형식이 표현의 장애로 남지 않기를 희망한다. 아무리 훌륭한 형식이라도 형식의 지배를 받는 것은 문학의 본질과 다르기 때문이다.

올해 응모작 대부분은 이러한 형식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였지만, 아직도 형식을 극복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상도 결코 적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당선작을 놓고 겨뤘던 작품은 정종철씨의 '나도 풍란에게 갔다'였다. 그러나 앞서 말한 형식의 문제에서 많은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 이미지나 상징 그리고 시적 재능이 결코 당선작에 뒤지지 않았지만 여러 군데가 시조의 형식과 어긋나 있었으며, 정씨의 다른 작품 '저수지에서'도 그 점은 마찬가지였다. 음보의 중요성이 먼저 인식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을 끝내 떨칠 수 없었다.

그와 달리 당선작인 정경화씨의 '원촌리 겨울'은 다른 응모작들에 비해서 정형에 대한 이해가 확실하고, 시적 정취에서도 앞서 있었다. 당선작 '원촌리 겨울'은 시인 이육사의 생가에서 느낀 우리 현대사의 어두운 질곡의 깊이를 시로 형상화하는 데 조금도 무리가 없었다. 특히 서정의 흐름이 고르며, 감성의 폭이 넓고 활달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당선자에 대한 신뢰이기도 했다.

그의 다른 작품 '사막의 강'도 기교와 세련미에 있어서 뒤지지 않았으나, 다소 관념으로 흐른 것이 흠이 되었다. 2001년, 우리의 민족문학인 시조의 새아침이 당선자의 기쁨과 함께 밝아오길 기대하며 대성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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