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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촌리 겨울 -이육사 생가에서  - 정경화


한 시대의 회상처럼 원촌리 겨울이 오면
탱자 숲 언 가시도 기다림에 지쳐 눕고
철 잃은 어린 동박새 귀소(歸巢)하는 빈 하늘.

마른 살 스스로 발라 푸른 재 흩뿌리고
뼈마디 꺾어꺾어 광야에서 보낸 생애,
가두고 물길 돌려도 긋지 않던 그 혼불.

터지고 갈라진 틈에 생명의 풀씨는 자라
바람 시린 능선따라 오색 깃발 세워 놓고
청포도 그리운 날들을 알알이 물고 있다.

청녕 봄이 다시 오지 않아도 좋다.
덜 녹은 잔설 위로 서리 깊게 내려앉아
나목들 초록 깊은 넋, 그 넋으로 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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