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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對中 반도체 수출규제 2.0’ 추진

Posted May. 05, 2023 08:51   

Updated May. 05, 20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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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를 비롯한 새로운 대(對)중국 패키지 법안인 ‘중국 경쟁 법안 2.0’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수출 규제와 함께 대중 투자 제한,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응한 미국 주도 신흥국 원조 프로그램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행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나서 중국과의 기술 디커플링(분리) 가속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현지 시간) 상원 상임위원장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반도체법(CHIPS Act)을 모델로 국가안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전 세계에서 중국 역할에 대항하고 경쟁해야 한다”며 “새롭고 중대한 초당적 법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슈머 원내대표는 “중국 정부에 첨단 기술이 흘러가는 것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반도체 장비·기술의 중국 유입을 제한한 조 바이든 행정부 수출 규제 같은 조치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의회 차원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슈머 원내대표는 또 “중국 정부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겠다”며 “이는 재무 및 상무 장관에게 새로운 권한을 부여해 중국 첨단산업 기술 분야에 대한 자금 흐름을 중단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배터리 같은 핵심 분야에서 중국 기업에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또 “우리는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넘어 더 나아가야 한다”며 미국 내 첨단 제조업 투자 유치를 위한 법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반도체법을 통과시킨 미 의회가 전방위로 대중 규제를 강화하는 패키지 법안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법안 추진에 대해 커지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이 초기부터 중국을 견제하고 공급망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을 반도체 핵심 소비시장으로 둔 국내 기업으로서는 AI 반도체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부정적인 신호다. 특히 내년 미 대선이 다가올수록 대중 반도체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도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 · 곽도영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