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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 내각•靑개편… 국정안정, 쇄신과 협치에 달렸다

임기 말 내각•靑개편… 국정안정, 쇄신과 협치에 달렸다

Posted April. 17, 2021 07:20   

Updated April. 17, 202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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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사의를 표명한 정세균 국무총리 후임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관련해 사의가 수리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해 재임기간이 길었던 과학기술정보통신·산업통상자원·고용노동·해양수산부 장관도 교체됐다. 문 대통령은 또 물러나는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후임에 이철희 전 의원을 임명했다. 이번 청와대와 내각의 ‘원 샷’ 개편으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진용이 갖춰졌다.

 김 총리 내정자는 야당세가 강한 대구·경북지역 4선 의원 출신으로 현 정부 초대 행안부 장관을 지냈다. 그러나 친문 색이 옅은 비주류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철희 신임 정무수석도 핵심 친문이 아닌 비주류 성향을 보여 왔다.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핵심 보직에 비주류 여권 인사를 발탁한 것은 4·7 재·보궐선거 민심을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선에서 민심은 문재인 정부의 4년간 쌓여온 오만과 위선, 무능을 심판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그동안 국민 눈높이에 어긋난 정책기조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민의 질책은 엄중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면서도 국정쇄신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쇄신보다는 현 정책기조 유지에 방점이 찍힌 듯 하다. 근본적인 국정쇄신 없이 강경 친문 성향을 배제한 인사로 쇄신 생색만 내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자 윤 총장과 소통이 되는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을 기용했다. 그러나 검사장 인사를 둘러싼 민정수석 패싱 논란으로 신 수석은 임명된 지 석 달 만에 물러나야 했다. 얼굴만 바꾼다고 쇄신 인사일 수 없다.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장관이나 참모들의 목소리는 잦아들 수밖에 없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대선 레이스는 웬만한 정책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다. 이 격랑 속에서 그동안 추진해온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당면 과제일 것이다. 이를 위해 일방통행식 국정기조를 성찰하는 토대 위에서 야당과 국민을 아우르는 진정한 협치를 구현해야 한다. 그동안 무용지물이 된 여야정(與野政) 협의체를 실질적으로 가동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이다. 이번 인사가 진정한 국정쇄신으로 가는 마중물이 되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