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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등기임원 연봉공개 국민들 반감 우려 31일 몰빵

대기업 등기임원 연봉공개 국민들 반감 우려 31일 몰빵

Posted March. 27, 20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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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들이 주주총회를 마치고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등기임원들의 연봉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상장법인, 외부감사 대상법인 등 2050여 개 기업들은 연간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의 보수 내역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임원 연봉이 가장 먼저 공개됐다.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지난해 18억67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6억7200만 원과 상여금 3억1000만 원, 기타 근로소득이 포함된 금액이다. 전태흥 부사장은 7억8300만 원을 수령했다. LG그룹에서는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대표의 보수총액(11억5200만 원)이 처음 공개됐다.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GS건설 대표이사로 17억27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 회장의 동생인 허명수 부회장(GS건설 사장)은 6억3500만 원을 수령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의 동생인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은 그룹 계열사인 STS반도체통신에서 지난해 11억2000만 원을 받았다. 이들 외에 김영진 한독 회장이 5억4900만 원, 박용환 한라비스테온공조 사장이 12억28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의 5억 원 이상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는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시한인 31일경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먼저 공개해봤자 여론의 관심만 끌기 때문에 마감 시한에 맞춰 공개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연봉 공개에 나선 기업들은 임원 보수에 대한 여론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우리와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임원 연봉과 비교하면 많이 적은 편이지만 연봉을 공개하는 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너무 많으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너무 적으면 기업의 위상이 약해 보일 수 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특히 지난해 총수가 구속수감 되는 일을 겪은 일부 그룹은 연봉 공개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등기임원에는 이름이 올라 있었기 때문에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연봉을 받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서다.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일정 등의 이유로 먼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며 등기임원 연봉을 공개한 기업들은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먼저 연봉을 공개했지만 대기업 때리기에 이용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