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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법으로 가리자"서울대 진흙탕 고소전

"화해? 법으로 가리자"서울대 진흙탕 고소전

Posted October. 10, 201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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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A 씨는 6월 인터넷에서 같은 학교 동양화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현정 씨(25여미술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봤다.

김 씨는 콜라주 기법(색종이, 천 등의 재료를 캔버스에 덧붙이는 기법)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와 눈에 띄는 외모로 유명해진 화가. A 씨는 김 씨의 인터뷰 기사를 서울대 학생 온라인 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 복사해오며 예쁘다는 평 한 줄을 덧붙였다.

서울대 미대에 재학 중인 B 씨도 김 씨가 호박씨 까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로서 내숭이란 콘셉트의 작품을 졸업 전시전에 제출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내숭은 김 씨의 전시회 제목이기도 했다. 서울대 졸업생 C 씨는 구성방식이나 밀도가 떨어지는 편이다는 비평을 올렸다.

그런데 김 씨는 8월 A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을 비롯해 자신에 대해 댓글을 올린 10여 명을 고소했다. 김 씨는 처음에 고소장을 들고 서울 관악경찰서를 찾았으나 경찰이 고소까지 할 만한 사건은 아닌 것 같으니 당사자를 만나 화해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전달하자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들고 갔다. 결국 수사가 시작됐고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10여 명이 줄줄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또 김 씨는 자신에게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글들을 모두 삭제하도록 게시판 운영진 측에 요구했다. 게다가 경찰이 게시판 서버를 압수수색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게시판 여론이 들끓었다.

김 씨에게 고소를 당한 이들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 씨가 학우들을 겁주기 위해 고소 테러를 벌였다며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무고죄로 맞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불똥은 스누라이프 운영진에게도 튀었다. 사이트를 개선하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외한 학생들의 개인정보는 일체 저장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압수수색에서 이름 학번 등의 정보가 저장돼 있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